남자가 여자보다 '야한 그림'에 더 민감한 이유는?

남성이 여성보다 에로틱한 그림에 민감하게 반응하는 이유가 국내 연구진에 의해 처음 규명됐다. 또 폐경기 여성의 유병율이 낮은 이유도 함께 밝혀졌다. 한국기초과학지원연구원(원장 박준택) 자기공명연구부 조경구, 김형준 박사 연구팀은 경희대, 서울아산병원과 공동으로 인간 뇌 편도체 중심핵이 노화되더라도 남성은 변화가 거의 없는 반면 여성은 급격히 줄어든다는 연구결과를 30일 공개했다.

편도체는 인간의 뇌 영역중 공포, 불안, 성행동 등을 결정짓는다. 이 연구에는 자기공명영상(MRI)이 활용됐다. 연구 결과는 여성의 불안장애 유병율이 남성보다 높은 반면 폐경기 이후 여성의 유병율이 감소하는 것과 밀접한 관련이 있음을 규명했다. 기존에는 여성의 폐경기로 인한 호르몬 분비가 줄어 여성에게서 유병율이 감소한다고 추정했었다.

연구진은 또 남성의 뇌 편도체 피질핵의 크기가 여성보다 크다는 것도 밝혀냈다. 남성이 성적인 의미를 담은 시각 자극(에로틱한 그림)에 여성보다 민감하게 반응하는 이유라는 것이다.

연구 결과는 뇌영상 분야 전문지인 `뉴로이미지(NeuroImage)` 5월 1일자 표지논문으로 실렸다. 조경구 기초연 자기공명연구부장은 “앞으로 임상적 데이터가 축적되면 편도체와 관련한 신경정신질환의 보조진단도구로 쓰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대전=박희범기자 hbpark@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