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대통령, 원자력 발전소 기공식 참석 이유는

지난 4일 경북 울진에서는 신울진 원자력 1, 2호기 건설 기공식이 열렸다. 공교롭게도 이튿날인 5일은 일본이 원전을 가동한지 42년 만에 처음으로 정기점검을 위해 일시적으로 모든 원자력 발전소 운전을 멈췄다.

신울진 원전 기공식에는 이명박 대통령이 직접 참석해 “현재로선 원자력을 대체할 수단이 없다”며 원자력 발전 지속을 거듭 천명했다. 세계 열강과 원전시장에서 경쟁할 수 있는 동력을 확보하겠다는 의지를 드러낸 것이다.

◇“원자력 발전이 유일한 대안”=이명박 대통령은 기공식 기념사에서 “기름 한 방울 나지 않는 우리나라에서 원자력 발전은 선택이 아닌 필수”라며 “기후변화에 대응하기 위해 대체 청정에너지가 개발되기까지 이산화탄소 배출이 거의 없는 원자력발전이 유일한 대안”이라고 강조했다.

원자력 발전 불안감 해소에도 방점을 뒀다. 이 대통령은 “신울진 1, 2호기는 작년 원전 안전 일제 점검에서 지적된 사항들을 모두 반영해 지진, 해일 등 어떤 재난에도 견딜 수 있도록 설계됐고 가장 엄격한 안전기준과 기술로 건설될 것”이라고 말했다.

아울러 최근 발생한 고리 1호기 사건을 은폐한 일이나 원전 부품 납품과 관련된 비리는 원자력 발전에 대한 국민신뢰를 떨어뜨리는 일로 철저히 조사해 책임을 묻고 제도 개선책을 마련키로 했다.

◇일본은 원전 제로=5일 일본은 1970년 이후 42년 만에 원자력발전소가 모두 멈추는 `원전 제로` 상태에 들어갔다.

일본 원전 54기 중 유일하게 운전 중이던 홋카이도전력 도마리(泊) 원전 3호기 정기점검차 전력 생산을 중단했다. 일본은 1966년부터 원전을 가동했고, 1970년 2기뿐이던 원전이 동시에 정기점검에 들어가면서 일시적으로 원전 제로 상태를 맞은 적이 있다.

일본은 지난해 3월 후쿠시마 제1원전 사고 전까지 54기 중 37기가 전력을 생산했다. 사고 후 방사능 불안이 커진 탓에 현지 지자체와 주민의 반발로 정기점검을 끝낸 원전을 재가동하지 못해 가동 원전이 줄었다. 국내 원자력 반대론자들이 한국이 원전 발전소 건설을 서두르는 것은 세계적 추세에 역행하는 것이라고 주장하는 이유다.

◇원자력을 신성장 동력으로=이같은 비판 목소리에도 불구하고 정부는 원자력을 신성장 동력으로 육성하는데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는 각오다. 신울진 원자력도 원전제어계측시스템(MMS), 원자력냉각재펌프(RCP) 등 미자립 핵심기술을 국산화해 적용한 최초 원전 건설사업이라고 강조했다.

정부 한 관계자는 “원자력 발전을 시작한 지 40년만에 한국은 마침내 원천 기술 자립의 꿈을 이뤘다”며 “이는 2015년이었던 원전 핵심기술 자립 목표를 3년 앞당겨 달성한 것”이라고 밝혔다.

권상희기자 shkwo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