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가 스마트TV사업 확장을 위해 국내외 주요 방송통신사업자와 협력을 확대한다. IPTV·디지털케이블방송 등 사업자와 연계해 다양한 양질의 콘텐츠를 제공하는 것이 일차 목적이다. 이러한 협업은 삼성이 구상하는 스마트TV 생태계에 대규모 이용자를 단번에 포함시킬 핵심 수단도 된다.
7일 삼성전자 소비자가전(CE)담당 윤부근 사장은 “스마트TV로 사용자가 더욱 더 쉽고 편리하게 콘텐츠를 즐길 수 있도록 지속적으로 방송통신사업자와 협력을 강화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삼성전자는 이날 노르딕·발틱 지역 통신사업자인 엘리온(Elion)과 IPTV 서비스 협력안을 발표했다. 엘리온은 텔리아 소네라그룹 산하 통신사업자다. 엘리온 IPTV 서비스를 이용하는 삼성 스마트TV 고객들은 셋톱박스와 별도 앱 없이 스마트TV 리모컨으로 IPTV 서비스에 접속해 다양한 콘텐츠를 이용할 수 있다. 그동안 IPTV 이용자는 별도의 셋톱박스를 갖춰야 `스마트` 기능을 이용할 수 있었다. 삼성 스마트TV에 `IPTV 서비스` 기능이 내장되면서 스마트TV 리모컨으로 IPTV 시청과 부가 서비스 이용이 가능해졌다.
방통사업자는 셋톱박스 투자비용을 줄이면서 삼성 TV의 브랜드 파워를 통해 가입자 확보에 드는 마케팅 비용을 줄일 수 있다. 삼성은 사업자와 협력으로 다양한 콘텐츠를 제공하는 한편, 단번에 방통사업자가 확보한 대규모 이용자를 삼성 스마트TV 사용자로 가장 빠르게 만들 수 있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호주 최대 통신사인 `텔스트라(Telstra)`의 실시간 채널 콘텐츠를 삼성 스마트TV로 시청하는 협력모델을 만들었다. 이탈리아 `텔레콤이탈리아`와도 협력관계를 맺는 등 주로 해외 방통사업자와 협력을 추진해 왔다.
국내에도 삼성 스마트TV와 주요 방통사업자와의 협력 모델이 초읽기에 들어갔다. 삼성은 최근 KT와 IPTV로 안드로이드마켓에 접속하는 `스마트 셋톱박스` 공급 계약을 체결했다. 주문형비디오(VoD) 등을 IPTV로 제공하고, 인터넷 접속과 다양한 서비스 제공을 삼성이 담당하는 모델이다. 다음달 1일 윤부근 사장은 국내 최대 케이블방송업계 행사 `2012 디지털 케이블TV쇼`에서 기조강연을 한다. 이 자리에서 디지털 케이블TV와의 다양한 협력 모델을 논의할 것으로 예상됐다. 삼성전자는 지난 연말 수원 사업장으로 케이블TV협회장과 주요 경영진을 초청해 스마트TV 설명회를 열고 의견을 교환했던 것으로 확인됐다.
업계 관계자는 “스마트TV와 IPTV·디지털케이블은 경쟁관계로 표현됐지만 다양한 협업으로 시너지를 낼 부분이 많다”며 “다음 셋톱박스TV는 물론이고 구글·애플TV 등 경쟁자의 본격적 행보에 앞서, 삼성이 주요 방송통신사와 공세적·동시다발적 협력으로 차세대 TV 생태계를 선점하기 위해 발 빠르게 움직이고 있다”고 해석했다.
김승규기자 seung@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