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님들은 왜 식사 후 밥그릇을 씻은 설거지 물도 마실까. 스님의 밥그릇을 발우(鉢盂)라고 하고 밥 먹는 것을 공양(供養)이라고 한다.
발우는 옛날 부처의 제자 가섭이 모시던 용을 밥그릇에 가둬 항복을 받아낸 일이 있는데 그 유래로 밥그릇을 발우라고 하고 식사를 하면서도 깨달음과 중생을 위해 다짐하는 거룩한 의식이라고 해서 밥 먹는 것을 공양이라고 한다.
그래서 스님들이 밥을 먹고 그릇을 씻은 물까지 마시는 것을 발우공양이라고 하고 그 물을 청정수(淸淨水) 또는 절정수(節情水)라고 한다. 식탐은 많고 몸집은 엄청 크나 목구멍은 너무 작은 아귀를 위해 함부로 버리는 작은 음식물 찌꺼기까지도 없게 하기 위해서 그릇을 깨끗이 씻어서 마신다는 유래가 있다.
또한 옛날 한 청년이 비구니 스님을 사모해 여러 번 찾아가서 사랑을 고백했는데 스님이 청년으로 하여금 헛된 생각을 떨쳐버리게 하기 위해 청년이 보는 앞에서 발우공양을 마치고 그릇 씻은 물까지 마셔 이를 본 청년이 정을 끊게 되었다는 유래도 있다.
발우공양은 설거지물까지 마시기 때문에 생활하수를 줄이는 친환경적 식사법이지만 일반인들은 이해하기 힘들 수 있다.
하지만 우리는 일상생활에서 얼마나 많은 생활하수를 만들고 있을까. 샴푸·린스로 머리를 감고 비누나 바디클렌저로 샤워를 하고 주방세제로 설거지를 하고 합성세제로 빨래를 한다. 먹는 물 말고는 전부 생활하수를 만들어 내고 있는 것이다.
거기다가 공장 등에서 생성되는 산업폐수 등을 감안하면 얼마나 많은 폐수가 우리가 보존하고 먹고 마셔야 할 물에 흘러들어가는 지 짐작할 수 있다.
산업화와 생활수준의 향상 등으로 더 이상 물의 소비를 줄이지는 못하는 시대에 살고 있으면서 물 자원의 부족현상은 앞으로 우리에게 일상적인 삶뿐만 아니라 산업 생산 활동을 위해서라도 반드시 풀어야 될 과제가 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