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사람] 최종찬 전자부품연구원 시스템반도체 연구본부장

“체질을 강화하고 스피드 경쟁력을 갖춘 팹리스 전문 기업들을 다수 양성하는 일이 올해 시급한 과제입니다.”

최종찬 전자부품연구원(KETI) 시스템반도체 연구본부장은 국내 시스템 반도체 산업이 건강한 생태계를 구축하려면 우선 팹리스 업계에 안겨진 두 가지 큰 과제가 해결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사람] 최종찬 전자부품연구원 시스템반도체 연구본부장

무엇보다 최근 KETI 시스템반도체 연구본부의 화두가 `팹리스 체질 개선`이다. 최 본부장은 “국내 팹리스 기업들의 성장 모델은 각자 분야에서 경쟁력 있는 기술을 개발해 상용화한뒤 매출을 확보하는 것이었다”면서 “하지만 매출 규모를 키웠으면 글로벌 시장으로 나아가는 마인드와 역량을 갖춰야 하는데 현실에서는 아직 그런 체질을 갖춘 곳이 드물다”고 지적했다.

또 하나의 문제점으로 국내 팹리스 업계의 취약한 스피드 경쟁력을 꼽았다. 그는 “해외에 나가 경쟁을 할 때 국내에서 사업하던 속도감으로는 대만·중국 업체들과 경쟁하기 어렵다”면서 “특히 근래에는 중국 디자인 하우스들도 빠르게 따라오는 상황에서 과거와 달리 제품 개발 속도가 한층 빨라져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국내 팹리스 업계가 한 단계 진일보하기 위해서는 규모의 경제와 글로벌 마케팅 역량이 절실한 실정이다. 최 본부장은 “팹리스 업계는 R&D 시스템 요건을 제시할 때도 대기업 컨소시엄보다는 발전된 관계를 만들 필요가 있다”며 “기업들끼리 단순한 기술 협력을 초월해 다각적인 제휴 모델을 만들어 낼 수 있는 지원책을 고민하고 있다”고 전했다.

KETI 시스템반도체 연구본부는 오는 29일 판교로 이전한다. 본부는 ETRI, 반도체산업협회 등과 함께 정부가 추진하는 시스템반도체 클러스터의 한 축이 된다. 판교테크노밸리는 엠텍비젼·아이앤씨테크놀로지 등 다수의 팹리스 기업과 주성엔지니어링 등 장비업체가 동참하는 시스템반도체 업계의 메카로 자리매김할 전망이다.

이 곳에서 KETI는 팹리스 기업들과 기술 및 인력 정보를 유기적으로 공유하고 R&D 협력의 속도를 올려 스피드 경쟁력을 갖춘다는 비전이다. 또 R&D 뿐 아니라 사업계획 및 기술을 검증해주는 다양한 지원 시스템을 구축할 예정이다. 시스템반도체 R&D 예산은 올해 200억원 규모다. 최 본부장은 삼성SDI에서 엔지니어로 출발한뒤 지난 20년간 전자 업계 민관을 두루 거친 전문가다. 그는 “시스템반도체 업계의 사업화 확산과 일자리 창출을 위해 열심히 일해 나갈 것”이라고 포부를 밝혔다.

정미나기자 mina@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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