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과기인 삶과 꿈]송미영 플라즈마물성데이터 센터 선임연구원](https://img.etnews.com/photonews/1205/280745_20120511113231_021_0001.jpg)
“너의 꿈은 무엇이니?” “커서 어떤 사람이 되고 싶니?” 나뿐만 아니라 대부분의 사람들이 어릴 적 한번쯤은 이런 질문을 받는다. 나의 꿈은 물리학자가 되는 것이었다. 여자가 무슨 물리학이냐는 질문을 종종 받았지만 물리학이란 학문 속에 녹아 있는 간결한 수식을 통해 현상을 설명하는 오묘함이 좋아서 물리학자의 길을 갈 것을 소망했다.
대학에서 본격적으로 철학적 논리와 수학적 언어로 현상을 설명하는 물리학을 배우면서 나의 머리로는 이해되지 않는 현상으로 좌절도 많이 했다. 그러나 어려운 문제를 해결했을 때는 뿌듯함에 자신이 자랑스럽기도 했다. 대학에 들어와 처음 접한 플라즈마 물리학 분야는 물리학의 또 다른 매력을 전해 주었고 핵융합을 통한 에너지 개발 연구 분도 그 시절에 알게 되었다.
원자와 플라즈마 이론 분야에서 비이상 플라즈마 내에서의 원자 충돌 현상 연구로 박사학위를 받고 일본핵융합 연구소에서 박사후연구원을 하면서 얻은 지식을 바탕으로, 나는 국가핵융합연구소에서 플라즈마 진단에 필요한 기초 데이터 중 플라즈마를 구성하는 원자와 분자 충돌 현상에 대한 연구와 기존 데이터의 재평가를 통한 신뢰할 수 있는 플라즈마 물성 데이터의 참조 표준 생산 및 데이터베이스를 구축하는 일을 하고 있다. 꿈꾸던 물리학자가 된 것이다.
물리학자가 되고 나서 나는 또 다른 꿈을 꾼다. 내가 소속되어 있는 국가핵융합연구소는 핵융합에너지 개발의 세계선도 연구기관으로 한국형 핵융합로 건설 및 핵융합에너지 상용화 기술을 개발하는 연구소다. 태양에서 아이디어를 얻은 핵융합 에너지 연구는 차세대 에너지원으로 200명 가까이 되는 연구자들이 소명의식을 가지고 꿈의 에너지로 불리는 핵융합에너지를 현실화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나 또한 핵융합에너지 연구에 직접 참여 하지는 않지만, 연구 과정에서 필요한 다양한 원자 및 분자의 물성 데이터의 제공함으로서 꿈이 현실이 되도록 노력하는데 일조하고자 노력 중이다.
물리학자의 길을 망설이는 대부분의 후배들은 물리학을 너무 어려운 학문이라 생각하며, 똑똑한 사람들이 하는 학문으로 오해한다. 물리학의 기초가 된 위대한 이론들은 천재와 함께한 평범한 사람들의 노력으로 이룩된 것이다. 세상을 움직이는 것은 천재보다는 열정을 가지고 이를 절대 포기하지 않았던 사람들이다. 지금 고민하는 후배들에게 열정을 잃어버리지 않는다면, 물리학자가 될 충분한 자격을 갖춘 것이라 전하고 싶다. 물리학의 세계는 누구에게나 열려있으므로 담대히 들어오길.
송미영 플라즈마물성데이터 센터 선임연구원 mysong@nfri.re.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