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W 제값 주기 위한 SW사업 저장소, 실효성 우려

제값 주기 실현을 위해 정부가 추진 중인 `SW사업 저장소`가 발주기관 입장으로만 운영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됐다. SW 표준가격으로 삼게 되는 원가 입력을 SW 구매 당사자인 발주기관만 입력하도록 한 방식에 보완대책이 필요하다.

10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SW사업 저장소에 공공기관이 SW가격을 입력함에 따라 발주처에 유리한 가격이 표준가격으로 결정되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 일고 있다. SW사업 저장소는 지난 2월 SW사업대가기준이 폐지됨에 따라 대체 수단으로 시행되는 제도다. 정부는 공공기관이 SW사업에 대한 각종 자료를 제출하도록 법적 근거를 마련했다.

지식경제부는 SW산업진흥법 개정안 통과로 SW사업 저장소 운영을 위한 시스템 구축에 착수했다. 올해 말까지 시스템 구축 및 데이터 수집 등 시범사업을 진행한다. 시범사업은 올해 추진하는 공공 정보화 사업 중 일부를 대상으로 데이터 수집·검증·분석절차·방법에 대해 실시한다. 지식경제부는 SW사업 저장소가 운영되면 발주기관의 SW사업 대가 산정 업무 부담을 줄여 줄 것으로 기대한다.

그러나 문제는 SW구매가격을 낮춰 예산을 절감해야 하는 공공기관이 SW원가를 입력해 대가 기준을 삼는다는 것이다. 이미 공공기관 SW 납품 가격이 원가 수준으로 떨어진 상황이라 SW사업 저장소에 입력된 가격을 표준으로 삼는 것도 문제가 있다. 한 공공기관 최고정보책임자(CIO)는 “SW가격이 많이 낮아진 것은 사실이다”면서 “예산 절감 압박을 받고 있는 현실에서 SW가격 현실화를 위해 실제보다 높게 입력하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전했다.

SW 업계도 문제다. SW기업은 가격이 낮게 책정될 것을 우려하지만 직접 SW 원가를 입력하는 것은 꺼리고 있다. 영업비밀이라는 이유 때문이다. 다른 공공기관 CIO는 “SW기업은 스스로 제품 원가를 공개하지 않으면서 무조건 원가 아래로 제품 가격을 받는다고 우겨서는 안된다”면서 “정당한 가격을 받기 위해 스스로 원가를 공개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SW사업 저장소가 제 역할을 하려면 시간이 오래 걸린다는 점도 한계다. SW사업 저장소가 역할을 다하기 위해 2~3년간 SW사업 관련 데이터베이스(DB)를 쌓아야 한다. SW업계 한 관계자는 “SW 제값 주기를 위해 추진하는 SW사업 저장소가 자칫 잘못하다가는 오히려 SW가격을 낮추는 역효과를 가져다 줄 수 있다”면서 “공공기관과 업계가 공동 노력해 SW 제값 주기를 실현해야 한다”고 역설했다.

신혜권기자 hkshi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