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스티브 잡스가 일으킨 스마트시대에 살고 있다. 데스크톱 컴퓨터로 대표되던 기존 멀티미디어시대는 스마트기기 중심의 스마트시대로 재편되고 있다. 스마트시대는 멀티미디어에 통신과 문화를 결합하며 아날로그 산물을 디지털로 흡수한다.
스마트 혁명 속에 사는 우리 생활을 잠시 떠올려보자. 지하철이나 버스를 타고 주위를 둘러보면 우리는 신문을 애써 들고 다니는 사람을 찾기 힘들다. 너도나도 스마트기기를 꺼내든다. 스마트시대가 시작된 지 얼마 되지 않았지만 우리는 이미 편리함에 깊이 매료돼 버렸다.
나도 스마트폰을 사용한다. 지하철을 타면 e북을 이용해 책을 보고 인터넷에 접속해 정보를 검색한다. 스마트시대는 분명 나에게도 굉장한 달콤함을 주었다. 하지만 스마트시대에 길들여지며 아날로그적인 것들을 휴대하기 불편하다는 이유만으로 피하는 것이 얼마나 어리석은 것인지 전자신문을 만나며 깨닫게 됐다.
2년 전 군대를 전역하고 내 인생에 대해 설계할 때는 전공 공부만 하면 모든 것이 잘 풀릴 줄 알았다. 하지만 3학년이 되고 슬슬 취업에 대해 걱정할 시기가 왔을 때 나는 문득 취직하고자 하는 회사에 대한 정보는 물론, 배우고 있는 전공이 현재 기술과 어떤 관계가 있는 지 아무것도 모르고 있다는 것을 깨달았다. 불안감이 급습했고 자연스레 가장 먼저 인터넷을 통해 관련 자료를 검색하기 시작했다.
하지만 인터넷에서 찾은 정보 들은 하나같이 중복되거나 최신의 것이 아니었다. 게다가 정보의 객관성마저 의심되는 것들이 많았다. 인터넷이란 바다 속에서 정보를 찾는 것은 마치 고철처리장 속에서 순금을 찾는 것과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러다 문득 학교에 비치돼 있던 전자신문이 떠올랐다. 그 순간 전자신문 홈페이지에 접속해 몇 개의 기사와 사설을 읽고 `내 분야에 정통하려면 IT정보의 집결소인 전자신문을 읽어야 한다`는 생각이 날 지배하기 시작했다. 하지만 나는 스마트기기의 편리함에서 벗어나지 못했다. 애플리케이션을 통해 전자신문을 읽기 시작했는데 여간 불편한 것이 아니었다. 지면이라면 기사의 헤드라인을 보고 나에게 필요한 것인지 판단 가능하겠지만 스마트기기의 제한된 틀 속에서는 불가능했다.
마침 전자신문에서 대학생 1개월 무료 구독 이벤트를 진행했고 나는 한 달의 지면 체험 후 정기구독을 결정했다. 전자신문은 놀라울 정도로 수많은 정보를 제공했다. 내가 기대했던 것은 전자정보통신 분야 관련 기술과 기업체에 대한 동향을 얻어 내 전공이 실제 어디에 쓰이는지 알고 싶었을 뿐이었다. 하지만 전자신문은 이러한 것들을 뛰어넘어 너무나 많은 것을 가르쳐주었다.
4년 전 정보통신부가 해체되며 생기게 된 부처 간 갈등에 따른 부작용과 그에 따른 우리나라의 ICT 국가경쟁력 하락에 대한 부분, 최근엔 벤처에 관한 투자부터 관련 주식상장에 대한 부분, 계류 중인 SW산업진흥법이 통과하게 되었을 때 얻게 되는 대기업·중소기업의 득실관계까지, 단순히 최신 정보뿐 아니라 정부 정책의 구체적인 조항까지 알려줘 나는 큰 틀에서 사안을 이해할 수 있는 눈을 가질 수 있었다. 덕분에 `그냥 최신 정보만 알면 되지` 라는 단순한 생각에서 벗어나 `궁극적인 가치창출을 위해서는 우리나라는 물론 관련 국가들의 정책까지 습득해야 한다`는 생각을 갖게 됐다.
전자신문을 만나고 참 많은 것이 변했다. 스마트시대가 주는 안락에서 벗어나, 이제는 잉크 냄새를 풍기는 큼지막한 전자신문을 `애써` 들고 다닌다. 여기서 더 나아가 전자신문 영역에서 벗어나 타 신문까지 챙겨보며 나만의 로드맵을 그리고 있다. 전자신문을 모르고 계속 스마트시대의 편리함 속에서 허우적대고 있었다면 지금의 나는 어떤 모습이었을까. 신문을 찾지 않은 채 앞으로의 취업전선에서 불안함을 느끼고 있는 내 또래의 친구들에게 전자신문을 읽으라고 강력히 추천하고 싶다. 양날의 칼처럼 날의 반대편에 숨어있는 단점들을 하루 빨리 깨달아 수많은 장점을 지닌 신문의 아날로그적 감성을 즐겨 찾는 우리 세대가 되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앞으로는 지하철을 타거나 도서관에 갔을 때 너도나도 신문을 읽는 대학생 독자들이 많아지길 기대해본다.
곽경훈 광운대 전자통신공학과 4학년 kpg77@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