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8년에 닌텐도 게임기로 `팡야` 소프트웨어를 만들면서 본사 초청을 받은 적이 있습니다. 반세기를 게임업계에서 일한 닌텐도 전무에게 조언을 청했더니 `게임업을 한다는 것에 자부심을 가지세요`라는 말을 들었습니다.”
![김준영 엔트리브소프트 대표이사](https://img.etnews.com/cms/uploadfiles/afieldfile/2012/05/13/281145_20120513172314_104_0001.jpg)
김준영 엔트리브 대표는 인상적 순간 중 하나로 5년 전 방문한 교토의 봄을 들었다. 김 대표는 1993년 아케이드 게임업계로 시작한 게임 1세대다. PC 패키지 게임을 지나 온라인 게임에 이르기까지 국내 게임산업에 청춘을 바쳤다. 내년이면 게임업계에 발을 들인 지 20년을 맞는다. 그는 인생의 절반을 게임에 바치다시피 한만큼 보다 큰 자부심을 가져야 한다고 결심했다.
김 대표가 만든 엔트리브는 대주주가 몇 차례 바뀌었다. 엔터테인먼트 회사인 IHQ와 SK텔레콤을 거쳐 올해 2월에는 엔씨소프트 자회사로 편입됐다. 대주주 교체를 겪으며 김 대표는 `소통의 달인`이 됐다. 게임사업을 잘 모르는 모기업을 설득하고 시너지 효과를 내기 위해 백방으로 노력한 결과다.
`소통의 달인` 김 대표에게도 2010년부터 2년간 이어진 대주주 교체시기는 쉽지 않았다. 상대가 대기업인 만큼 아프지 않은 이별과 설레는 만남을 동시에 해내야 했다. 안살림도 소홀히 할 수 없었다. 그 동안 이 회사가 서비스하는 `프로야구매니저`는 국내 최고 야구게임 반열에 올라섰다. 프로야구단 NC 다이노스를 창단한 엔씨소프트와 엔트리브의 결합은 자연스레 화제가 됐다.
김 대표는 직원들에게 보내는 편지에서 김택진 엔씨소프트 대표가 `소통 가능한 진정한 리더`라고 추켜세우는 것을 마다하지 않았다. 미래를 향한 일관된 철학을 가지고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또 엔씨소프트와 엔트리브의 문화가 나란히 함께 갈 수 있을 것이라고 전했다.
“무엇보다 자랑스러운 게임인으로 인정받는 것이 목표입니다. 야구뿐만 아니라 서로 다른 색깔을 가진 게임사간 만남이니만큼 시너지를 낼 수 있는 일은 더 많아질 것입니다.”
김 대표는 플랫폼에 상관없는 다양한 실험과 도전은 엔트리브만의 장기라고 강조했다. `큰형` 엔씨소프트도 엔트리브의 색깔을 살린 홀로서기에 힘을 실어주겠다고 약속했다. `프로야구매니저`를 기반으로 대형 게임포털로 가는 길도 만들어졌다고 바라봤다.
회사도 판교로 새롭게 옮긴다. 하반기에는 `혼(HON)` `파워레인저 온라인` `구음진경` 등 신작 게임을 잇달아 선보일 계획이다. 엔트리브의 대표작 `팡야`도 새로운 플랫폼에서 변신을 준비하고 있다.
“`팡야`를 100년 이상 가는 대표적 콘텐츠로 만들고 싶습니다. 널리 사랑받는 게임을 만들어 게임의 위상을 높이는 것이 진정한 사회공헌이라고 생각합니다.” 김 대표는 든든한 동반자가 생긴 만큼 더 큰 미래를 위한 투자를 시작하겠다고 전했다.
김명희기자 noprint@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