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러 노키아 매장 수십개 인수…그다음은?

삼성전자가 러시아 노키아 휴대폰 매장 수십여개를 인수해 이르면 다음 달 초순 자사 브랜드숍으로 탈바꿈시켜 선보인다.

13일 러시아 주요 외신은 노키아 전용 매장을 운영해 온 노시모(NoSiMo)가 현재 자사가 보유한 40여개의 매장을 삼성전자에 매각, 이 달 중으로 삼성전자 제품만을 전문적으로 판매하는 매장으로 전환한다고 보도했다. 현재 삼성전자는 인테리어 변경 작업을 진행 중이다.

노시모는 지난 10년 동안 노키아 프리미엄 고급 휴대폰 판매만 집중하면서 매년 노키아 전체 매출의 10%를 차지하는 핵심 유통 파트너였다. 모스크바 중심가 트베르스카야 18번지에 위치한 노시모 매장의 경우, 명품폰 베르투(Vertu)에 집중해 월 매출이 100만달러(약 11억원)가 넘는 노키아의 상징적 판매 거점이었지만 이제 삼성 매장으로 바뀌게 됐다.

현지 언론은 이번처럼 휴대폰 대형 전용 매장 전체가 일시에 경쟁사로 넘어가는 경우는 세계적으로도 유래를 찾아볼 수 없다면서 노시모의 결정을 파격적인 사건으로 평가했다.

러시아에서 노키아의 위세는 대단했다. 하지만 글로벌 시장에서 노키아 몰락이 가시화되면서 러시아 시장에서도 그 여파가 나타났다. 지난해 8월 스마트폰 판매에서 삼성전자에 추월당한 데 이어 11월에는 전체 휴대폰 부문도 1위 자리를 내줬다. 올해 1분기 실적 기준으로 삼성은 러시아 휴대폰 시장에서 40%대의 점유율로 20%대 중반을 기록한 노키아와 격차를 두 배에 육박할 정도로 벌렸다.

노시모의 이번 결정은 향후 노키아 매출에 상당한 영향을 끼칠 것이라는 전망이다. 전문가들은 한 때 러시아를 호령했던 노키아 브랜드의 몰락이 가속화될 것으로 내다봤다.

삼성전자 러시아 법인 관계자는 “노시모 외에 다른 몇몇 프리미엄급 휴대전화 전문 매장도 삼성전자로 브랜드를 전환하는 문제를 논의 중”이라며 “조만간 모스크바의 주요 전용 매장이 줄줄이 삼성으로 간판을 바꾸는 상황이 벌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허정윤기자 jyhur@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