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개월여 만에 코스피 1900선이 무너졌다.
급락 원인은 그리스의 유로존 탈퇴 조짐과 국제신용평가사 무디스의 이탈리아 26개 은행에 대한 신용등급 강등 우려다. 시장 전문가들은 그리스가 유로존을 이탈하는 것보다 유로존 주변국으로 위기가 확산될 가능성이 시장에 더욱 큰 공포심으로 작용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15일 코스피지수는 유럽발 악재로 전날보다 14.77포인트(0.77%) 하락한 1898.96으로 마감했다. 코스피지수가 1900선 아래로 떨어진 것은 지난 1월 18일 이후 처음이다.
최근 유로존 사태 핵심인 그리스가 연합정부 구성에 난항을 겪으면서 유로존 탈퇴, 채무불이행(디폴트) 선언의 수순을 밟을 것이란 우려다. 이는 유로존 탈퇴를 기정사실화한 것으로 그리스 국채를 쥐고 있는 스페인, 이탈리아, 프랑스 등 주요 은행의 연쇄 부실로 이어질 수 있다. 가뜩이나 불안한 스페인과 이탈리아 은행으로 위기가 번질 수 있다. 이럴 경우 최근 증시를 이끌었던 외국인의 한국 증시 이탈도 가속화될 전망이다.
박중섭 대신증권 연구원은 “이번 유럽 사태가 이탈리아나 스페인 은행에 대한 정리가 이달 말께 어느 정도 윤곽이 드러날 것”이라며 “당분간 외국인을 중심으로 증시자금이탈이 가속화될 수 있다”고 말했다.
대외 여건이 불안하지만 국내 증시에 대한 믿음은 상대적으로 높아 종목 선정에 유의한다면 선별적인 투자는 가능하다는 분석이다.
곽중보 삼성증권 연구원은 “그리스 유로존 탈퇴와 디폴트 시에도 충격을 최소화하는 글로벌 금융안전망이 구축돼 있어 위기가 금융시장 전체로 확산될 가능성은 낮고 미국 성장률이 양호할 뿐 아니라 국내 기업들의 이익성장 속도가 빠르다는 점은 긍정적”이라고 말했다.
영업이익률이 개선된 기업은 주가 강세를 이어갈 것이란 전망도 내놨다.
조승빈 우리투자증권 연구원은 “영업이익률이 전년 대비 개선된 기업은 10년간 평균 53.1%의 수익률을 기록했고 반면에 영업이익률 둔화 기업의 10년 평균 수익률은 12.5%로 코스피 10년 평균 수익률 14.0%를 밑돌았다”며 이같이 밝혔다.
우리투자증권은 관련 종목으로 대형주 가운데 삼성물산, 넥센타이어, 삼성전기를, 중소형주에선 컴투스, 한국카본, 에스엠을 꼽았다.
이경민기자 kmlee@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