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대통령·수치, "경제살리기만큼 민주주의도 중요한 과정"

미얀마를 국빈 방문 중인 이명박 대통령은 15일 미얀마 민주화를 이끈 아웅산 수치 여사를 만나 “경제를 살리는 만큼 민주주의가 함께 중요한 과정”이라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이날 양곤 세도나 호텔에서 수치 여사를 만나 오전 10시 30분(현지시각)부터 45분가량 단독 면담을 한 뒤 공동 기자회견을 했다.

이 대통령은 회견에서 “경제를 살리기 위해서 민주주의가 희생돼서는 안 된다”면서 “경제를 살리는 만큼 민주주의도 함께 중요한 과정이며 수치여사도 공감을 표했다”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미얀마의 실정을 이해하고 어떻게 나가야 할지에 대해 많은 도움이 되는 얘기를 나눌 수 있었다”며 “경제가 성장하는 중요한 과제도 있지만 민주화가 함께 이뤄지는 변화를 맞을 수 있도록 한국 국민도 깊은 관심을 갖겠다”고 밝혔다.

이 대통령은 또 한국전쟁의 폐허 속에서도 교육을 통해 성장한 우리나라 사례를 소개했다고 설명했다. 수치 여사 역시 민주주의와 교육의 중요성을 피력한 이 대통령의 의견에 전적으로 공감했다.

수치 여사는 “교육의 중요성은 양국이 동일한 생각을 갖고 있다”면서 “우리의 어린 세대들이 제대로 된 교육을 받아서 그들이 원하는 세상을 만들어 갈 수 있도록 도와주기를 바란다”고 요청했다.

수치 여사는 또 “변화의 시기를 맞고 있는 미얀마에 세계의 도움이 이어지고 있다”며 “이같은 도움은 특정 그룹, 특정 개인, 특정 정부에게만 이용되는 게 아니고 국민들에게 주어져야 한다”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아웅산 수치 여사와 단독 면담을 한 뒤 아웅산 국립묘지를 방문했다. 이곳은 북한이 지난 1983년 10월 9일 당시 전두환 대통령의 미얀마(당시 버마) 공식 방문을 노리고 폭탄 테러를 자행, 당시 서석준 부총리와 이범석 외무부 장관, 김동휘 상공부 장관과 기자 등 수행단 17명이 목숨을 잃은 역사의 현장이다.

권상희기자 shkwo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