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日 OLED TV 연합 경계하자

과거 TV 왕국의 주역인 일본 소니와 파나소닉이 손을 잡았다고 외신이 전했다.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TV 기술 개발 분야다. 두 회사는 기존 LCD TV보다 해상도가 높고 전력소비가 적은 OLED 패널 기술을 공동 개발하게 된다. 타도 한국의 물결이 반도체에서 TV 산업으로 전이했다.

얼마나 다급했으면 일본 TV업계의 라이벌이 손을 잡았을까. 배경엔 삼성전자와 LG전자에 빼앗긴 TV 시장을 첨단 분야인 OLED TV 분야에서만큼은 되찾고자 하는 강한 의지가 있다.

연내에 대형 OLED TV를 시장에 내놓을 예정인 삼성이나 LG와 달리 소니와 파나소닉은 2015년께나 생산이 가능하다. 소니와 파나소닉의 협력은 OLED TV 기술을 공동 개발해 대형 제품을 조기에 선보이기 위한 `오월동주`의 형국이다. 국익 앞에서는 경쟁사도 아군으로 뭉칠 수 있는 일본 특유의 애국심이 작용했다.

소니와 파나소닉은 과거 브라운관 TV 시대의 맹주였다. 두 회사는 또 각각 LCD TV와 PDP TV 시장을 이끌어왔다. 최근 수년간 적자에 따른 투자 축소로 삼성과 LG에 밀려났지만 이들 일본 업체가 보유하고 있는 화질이나 색감, 디자인 분야 기술은 여전히 무시 못 할 무기다.

삼성과 LG가 소니나 파나소닉보다 OLED TV 기술 분야에서 3년가량 앞선다는 평가가 있지만 마냥 안심하고 있을 수만은 없다. 일본은 여전히 기초기술과 전자부품 강국이기 때문이다. 삼성과 LG는 세계 TV 시장에서 1, 2위를 차지하고 있다. 하지만 그 뒤에서는 소니·파나소닉·샤프·도시바 등 일본 업체가 바짝 추격 중이다. 첨단 기술 분야는 잠시 한눈팔면 순위가 뒤바뀐다. 더구나 상대는 과거 세계 1위를 달리던 기업이다. 삼성과 LG가 긴장을 늦춰서는 안 되는 이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