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스플레이 장비업체들 중국행 채비 줄이을 듯

차일피일 미뤄지던 국내 LCD 패널업체들의 중국 투자가 본격화되면서, 협력사인 관련 소재·장비 업체들의 진출도 잇따를 전망이다. 특히 패널 업체들은 중국에서 신설 투자를 적극 검토중이어서 그동안 설비 투자 가뭄에 시달렸던 장비 업체들의 기대감도 커진 상황이다.

17일 업계에 따르면 LG디스플레이는 최근 광저우 부지 인근에 소재·장비 업체들이 입주할 수 있도록 지원해달라고 중국 정부에 요청했다. LG디스플레이는 지난 2010년 말 중국 투자를 결정했으나, LCD 시황이 좋지 않아 투자를 미뤄왔다. 하지만 이달 기공식을 시작으로 중국 투자에 본격 나서기로 했다. 협력업체 입주에 대한 중국 정부와의 협상도 재개될 전망이다. LG디스플레이는 동반 진출할 협력 소재·장비 회사들도 토지 임대를 비롯해 각종 지원 혜택을 동일하게 받을 수 있도록 중국 정부와 협상할 계획이다. 이를 통해 광저우 사업장을 국내와 같은 LCD 클러스터로 조성한다는 전략이다. LG디스플레이의 광저우 공장은 이르면 내년 말 가동할 예정이어서 올 하반기부터는 소재·장비 업체들의 이전도 가시화될 것으로 보인다. 또한 중국과의 협상이 마무리되면 공동 단지 이전도 가능할 것으로 점쳐진다.

삼성디스플레이의 협력 소재·장비 회사들도 중국 동반 진출에 발빠른 행보다. 삼성디스플레이도 기공식을 진행한지 1년만에 공장 착공식을 개최하며 중국 투자를 본격화했다. 삼성은 공동 단지 이전을 추진하지는 않지만, 내년 상반기에는 장비를 발주할 것으로 보인다.

이에 따라 한 외국계 장비 기업은 한국 지사가 중국 영업까지 맡으면서 중국 사업에 대한 준비를 시작했다. 삼성디스플레이에 소재를 공급하는 외국계 기업도 쑤저우 인근에 공장 부지를 마련해 놓은 상황이다. 이 회사는 삼성의 요청에 즉각적으로 투자를 진행한다는 방침이다.

이미 중국 패널 업체를 대상으로 장비를 공급하는 업체들의 채비도 바빠질 것으로 보인다. 참엔지니어링은 최근 중국에 합작법인 설립 인가를 받았다. 합작법인을 통해 현지 생산과 조달을 추진할 계획이다. 부품 업계 관계자는 “중국 정부가 기존 라인 이전을 노골적으로 싫어하는 것으로 안다”며 “신규 설비 투자가 유력한 만큼 중국 현지 시장 수요에 적극 대응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문보경기자 okmu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