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LCD 패널 업체인 티엔마마이크로일렉트로닉스가 일본 NEC와 손을 잡고 능동형 유기발광다이오드(AM OLED) 디스플레이 시장에 본격 진출한다. 티엔마는 이미 지난 2년전 AM OLED 파일럿 라인을 구축한 바 있지만, 그동안 진척을 보지 못했다. 이번에는 일본 NEC의 기술력을 활용해 양산에 나설 계획인 것으로 알려져 주목된다. 소니와 대만 AUO가 AM OLED 사업 협력을 추진중인데 이어 티엔마와 NEC도 힘을 합쳐 한국에 반격하겠다는 태세다.
20일 업계에 따르면 최근 티엔마와 NEC와의 제휴가 급물살을 타고 있다. 얼마전 NEC는 디스플레이 전문 엔지니어들을 티엔마에 파견했다. 양사는 5.5세대(1300㎜×1500㎜) AM OLED 양산라인을 구축하기 위한 공정 기술을 공동 개발할 것으로 알려졌다. 투자 지역은 중국 샤먼이 유력하다. 양사 공동 프로젝트에 관여하는 NEC 연구원만 100여명에 달할 것으로 추정된다.
티엔마는 BOE·CSOT와 함께 중국 3대 패널업체다. 상하이·청두·우한·샤먼에 대규모 단지를 조성하고 LCD 패널을 생산 중이다. AM OLED 시장 진출을 위해 지난 2010년 한국 장비 업체들로부터 시생산 라인 설비를 발주한 바 있다. 지난 3월 중국에서 열린 FPD차이나2012에서는 12인치 AM OLED 패널을 선보이기도 했다. 하지만 지금까지 샘플 수준에 그칠 뿐, 양산 제품에는 근접하지 못한 상황이다. 자금 사정이 악화된 일본 업체들의 기술력을 도입해 AM OLED 시장 진입을 노리는 것이다.
NEC는 2000년대 초반 삼성SDI와 OLED 사업을 합작 추진했던 기술 원조 업체중 하나다. 지금은 의료용을 비롯한 일부 특수 디스플레이를 소량 생산하는 정도다. NEC는 SDI와의 제휴를 청산한뒤 중국 SVA와 합작해 회사를 설립한 바 있다. 이 회사를 티엔마가 인수했으며, 이를 계기로 NEC와 티엔마의 교류가 본격화된 것으로 알려졌다. 한 디스플레이 전문가는 “과거 NEC에서 AM OLED를 연구해온 NEC의 연구원 상당수가 티엔마로 파견돼 공동 연구를 진행하는 것으로 안다”고 전했다.
일본 소니가 대만 AUO와 AM OLED 사업을 함께 준비 중인데 이어 NEC·티엔마 진영이 가세하면서 일본·중화권 진영의 공조는 더욱 강화되는 분위기다. 한국이 장악한 AM OLED 시장에서 본격적인 반격에 나설 움직임이다. 또 다른 업계 전문가는 “우리나라가 AM OLED 시장을 선점한 것은 명백한 사실이지만 중국의 자본력은 결코 무시할 수 없다”며 “이들 나라 기업들의 연합이 더욱 공고히 이뤄진다면 한국의 압도적인 지위도 위협받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문보경기자 okmun@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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