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넷 중독 고위험군은 뇌기능 일부에 이상 증세가 나타난다. 정상인은 뇌 단면 원안(왼쪽)처럼 편도체가 활성화돼 있다.](https://img.etnews.com/cms/uploadfiles/afieldfile/2012/05/20/284486_20120520125744_859_0001.jpg)
인터넷 중독 고위험자도 도박이나 마약 중독자와 마찬가지로 충동을 조절하는 뇌기능에 이상이 있다는 사실이 밝혀졌다.
충남대 손진훈 심리학과 교수 연구팀은 교육과학기술부의 지원을 받아 인터넷 중독 고위험군 18명과 정상군 18명 등 36명을 대상으로 `보상`에 관한 의사결정을 테스트한 결과 서로 선택이 판이하게 다르다는 것을 확인했다. 또 의사결정 과정에서 발현되는 뇌의 특정부위 기능도 실험군 간에 서로 다르다는 것을 과학적으로 규명했다.
실험 참여자의 뇌 영상 촬영은 KAIST 뇌과학연구센터 기능성자기공명영상(fMRI) 장비를 이용했다.
연구팀은 실험자에게 다양한 보상 조건을 제시하고 뇌가 반응하는 상태를 분석했다. 정상군은 상황에 따라 대체로 합리적인 의사결정을 따랐다. 하지만 인터넷 중독 고위험군은 어떤 조건을 제시하더라도 긍정적인 선택보다는 도박적인 조건을 훨씬 더 선호했다.
의사결정 과정에서 나타나는 뇌의 상태를 영상으로 분석한 결과도 서로 달랐다. 도박적인 조건을 선택할 때 정상군은 뇌의 좌측에 위치한 편도체(아미그달라)와 해마옆이랑(파라히포캠팔 자이러스)가 활성화 됐다. 아미그달라와 파라히포캠팔 자이러스는 스트레스에 대한 신경생리적인 신호를 처리하는 부위로 공포와 불안, 혐오 등을 지각한다.
반면 인터넷 중독 고위험군은 정상인처럼 편도체가 반응하는 대신 돈이나 보상을 기대할 때 발현되는 `전측대상회(ACC)가 활성화됐다.
연구팀이 실험 참여자의 인터넷 시간을 분석한 결과 인터넷 중독 고위험군은 1일 평균 3.3시간이었다. 또 인터넷 중독 고위험군은 온라인 게임을 위해 인터넷을 한다는 비율이 유난히 많았다. 이어 웹서핑과 음악, 채팅 등으로 답했다. 반면 뉴스 검색은 정상인군이 인터넷 중독 고위험군에 비해 상대적으로 많은 시간을 투자를 했다.
손진훈 교수는 “인터넷 중독 고위험군에 뇌기능 이상현상이 나타난 것으로 보면 된다”며 “학교폭력과 왕따, 자살, 게임 중독 등 최근 대두한 사회적인 문제 해결을 위해서라도 뇌과학에 관한 선행연구 등에 적극 투자해야 한다”고 말했다.
한편 우리나라 만 5~49세의 인터넷 이용자 가운데 7.7%인 240만명 정도가 인터넷 중독 증세를 보이고 있는 것으로 전문가들은 추산하고 있다.
대전=박희범기자 hbpark@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