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해외 자원개발 업체에 격려를

자원개발 현장 취재를 위해 호주에 다녀왔다. `호주만큼 멋진 곳은 어디에도 없습니다`는 호주 관광청 슬로건이 과장된 표현이 아님을 실감했다. 시드니 오페라하우스, 하버브리지가 눈 앞에 모습을 드러냈을 때의 감동은 아직까지 가시질 않는다.

호주에서 근무하는 기회가 주어지는 것은 분명 대단한 행운이라고 생각했다. 현지에서 만난 한국광물자원공사와 SK네트웍스 직원들도 기자의 생각에 동의했다. 호주로 파견되면 보통 광물공사는 3년, SK네트웍스는 4년간 현지에서 근무하게 된다.

하지만 오래잖아 기자의 생각이 짧았음을 깨달았다. 대화가 깊어지면서 직원들이 얼마나 많은 부담을 안고 생활하는 지 알 수 있었기 때문이다.

자원개발 사업은 탐사·개발을 거쳐 생산을 시작하기까지 수년의 시간과 천문학적인 자금 투자가 필요하다. 오랜 기간 공을 들여도 다양한 변수 때문에 막판에 사업이 무산되는 경우도 있다.

개발도상국과 비교해 호주는 선진화된 사회 시스템을 갖고 있지만 환경·정치적인 문제로 사업 추진에 난항을 겪는 경우가 많다. 파견 직원들은 이처럼 첨예한 문제를 해결하라는 특명을 받고 오는 경우가 많아 하루도 마음이 편할 날이 없다는 게 현지 직원의 전언이다.

한국 사회의 오해와 불신도 이들에게는 큰 부담이다. 일부 기업의 잘못으로 다른 프로젝트까지 영향을 받아 실제 사업 추진에 걸림돌이 되는 경우가 적지 않다. 다른 문화에 적응하면서 가족과 떨어져 지내야 하는 고통, 어둡고 눅눅한 광산에 수시로 들어가야 하는 어려움 등은 차라리 별 문제가 되지 않는다는 게 현지 직원들의 반응이다.

잘못된 부분이 있으면 마땅히 질책을 받아야 하고 쇄신을 위해 노력해야 한다. 하지만 이해 부족과 오해로 애먼 이를 비난하는 일은 없어야 한다. 아름다운 나라 호주에서 아름답지만은 않은 자원개발 현장을 일터로 삼아 땀 흘리는 우리 기업에 따뜻한 격려가 필요한 때다.

유선일기자 ysi@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