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트너 "애플·삼성전자처럼 잘하려면 시장으로 눈을 돌려야"

가트너가 애플과 삼성전자의 공통점으로 탁월한 공급망관리(SCM) 전략을 꼽고 이들 기업을 본받고 싶은 국내 기업은 “시장으로 눈을 돌려야 한다”고 조언했다.

가트너 "애플·삼성전자처럼 잘하려면 시장으로 눈을 돌려야"

가트너 로컬 브리핑 행사를 위해 방한한 데바시스 타라프다르 가트너 SCM 책임연구원은 21일 전자신문과 인터뷰에서 “한국을 포함한 아시아 기업은 지금까지 기업 내부 효율성과 비용 절감에만 초점을 맞춰 왔다”면서 “기업 외부로 시선을 돌리고 시장 수요 변화에 초점을 맞추는 `아웃사이드-인` 전략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제조 현장의 생산성 제고, 비용 절감에만 주력하는 아시아 기업에 일침을 놓은 것이다.

타라프다르 연구원은 지난 22년간 해외 SCM 사례를 분석하고 연구해 왔으며 가트너 아시아태평양 지역 SCM 연구를 책임지고 있다. 지난 2009년 세계 최대 SCM 리서치 기업인 AMR리서치를 인수한 가트너는 매년 포천 500대 기업의 SCM 수준을 측정해 `글로벌SCM 톱25` 순위를 발표한다. 재무 성과와 내부 프로세스를 종합적으로 분석하는 것은 물론이고 과거 행적과 미래 잠재력까지 평가한다. 지난해 평가에서 국내 기업 중 삼성전자는 유일하게 10위권에 랭크됐으며 현대자동차는 자동차부문에서 1위를 기록했다. 올해 평가는 한국시각으로 22일 발표된다.

지난해까지 3년 연속 1위를 차지한 애플을 비롯해 델, P&G, 삼성전자 등 상위권 기업의 공통점은 바로 수요 중심의 SCM 전략 운영이란 점이 가트너가 국내 기업에 전하고자 하는 핵심 메시지다. 이들은 △기업 내부보다 외부(시장)에 초점 △혁신 문화 정립 △고객-공급자로 확대된 가치 사슬 △균형 잡힌 전략 △인적 자원 개발 등의 요소를 잘 갖춰 하위권 기업 대비 재고도 3분의 1 수준으로 줄이고 비용도 절약하는 한편, 신제품 출시 시기도 단축하고 있다고 가트너는 분석했다.

타라프다르 연구원은 “이들은 시장 현황과 소비자의 기대를 먼저 살피고 거기에 맞춰 내부 요인을 살핀다는 점에서 아웃사이드-인 전략을 구사한다”면서 “삼성전자도 시장에 초점을 맞추고 혁신 문화를 잘 체화한 기업”이라고 평가했다. 특히 “운영 프로세스의 최적화를 위한 판매운영계획(S&OP) 역량이 뛰어나다”고 분석했다.

SCM 역량이 뛰어난 삼성전자를 벤치마킹하거나 핵심 요소로서 S&OP 프로세스를 개선하려는 국내 기업은 프로세스와 툴보다 `변화관리`에 신경을 써야 한다고 지적했다. 타라프다르 연구원은 “S&OP 프로세스의 60%는 변화관리이며 30%가 프로세스와 절차, 나머지 10%가 시스템”이라며 “매출과 마케팅, 재무관리, 공급망관리 담당을 비롯해 최고경영자(CEO)까지 판매와 운영을 전사적인 프로세스로 관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가트너는 평가에 참여하는 아시아 지역 전문가 수를 늘리는 등 아태지역 기업에 관심을 높이고 있다. 이 일환으로 22일 한국에서 두 번째 SCM브리핑 행사를 열고 수요 중심 SCM 전략을 공개한다. 가트너는 이날 글로벌 SCM 운영을 위해 수요와 공급을 일치시키는 S&OP 운영 방법과 기업의 SCM 의사결정 전략을 강연한다.

유효정기자 hjyou@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