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자파 어린이 보호 국제 기준에 허점

전자파에 관한 어린이 보호 기준이 새로 만들어져야 한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그동안 전자파 인체 보호는 우리나라를 포함해 국제비전리복사방호위원회(ICNIRP)가 성인을 기준으로 권고한 전자파 강도 기준을 적용해 왔다.

ETRI가 어린이의 주파수와 전기장 강도 간 영향을 분석한 연구 결과물을 국제 권고안과 비교했다.
ETRI가 어린이의 주파수와 전기장 강도 간 영향을 분석한 연구 결과물을 국제 권고안과 비교했다.

21일 방송통신위원회(위원장 이계철)와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원장 김흥남)은 전자파가 어린이에 미치는 영향에 관한 연구결과를 공개했다. 이 연구는 한국전자파학회(학회장 김기채)가 주관하고 단국대 의대, 이화여대 약대, 한국원자력의학원이 세부 연구기관으로 참여했다.

연구결과 FM 방송용 주파수 대역인 100㎒대 전후와 이동 통신용 대역인 1㎓대 이상에서 어린이 전자파 흡수율은 성인에 비해 50~75%까지 취약했다.

연구진은 7세 어린이 14명을 대상으로 자기공명영상(MRI)을 이용해 전신평균 전자파흡수율(SAR) 기준을 만족하는 최저 전기장 강도를 치밀하게 분석했다. 이 결과 100㎒ 전후에서 ICNIRP 권고기준이 실제 어린이 전신 평균 전자파흡수율기준을 만족하는 최저 전기장 강도에 비해 50% 이상 높게 정해진 것으로 확인됐다. 1㎓대역 이상에서도 차이가 발생했다. 1㎓를 넘어서자마자 권고안은 어린이 최저 전기장 강도를 넘어서기 시작해 2~3㎓ 대역 이상에서는 무려 75%나 초과했다.

연구진은 전국 초등생 2000명을 대상으로 4년간 전자파가 어린이 신경행동발달 및 주의력결핍과잉행동장애(ADHD)에 미치는 영향도 분석했다. 연구진은 “중간연구 결과이기는 하지만 휴대전화가 ADHD에 상승작용을 일으킬 가능성이 있다”고 밝혔다.

임신 중 휴대전화 사용이 36개월 미만 영아의 운동 및 인지기능 등 신경행동 발달 장애와 관련이 있는지도 조사했다. 영아 2000명을 6년 8개월간 추적, 조사한 결과 특별한 영향은 없는 것으로 밝혀졌다. 이는 해외 연구사례와 상반된 결과여서 논란이 예상됐다.

여러 주파수에 동시 노출됐을 때 세포를 실험한 결과 세포분열이나 활성산소 생성, 세포노화 등에 의미 있는 결과는 관찰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동물실험에서도 태아영향이나 정자에 미치는 영향, 면역체계 등에서 이상소견은 발견되지 않았다고 덧붙였다.

방송통신위원회는 이번 연구결과를 토대로 전자파 국제기준 보완을 추진할 계획이다. 또 휴대전화 이용 가이드라인을 마련하고 어린이나 임산부의 전자파 영향 여부도 향후 집중 연구하기로 했다.

대전=박희범기자 hbpark@etnews.com

, 김원배기자 adolfkim@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