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인쇄전자시장, 한국이 주도권 잡았다

2020년 66조원 규모를 형성할 인쇄전자시장 선점에 파란불이 켜졌다. 국제 표준화기구 내 기술위원회 설립은 물론이고 간사국 선임, 주요 임원 선출 등 국제 표준화 작업에서 한국이 중심에 섰다. 선진국들이 잇따라 한국에 협력을 제의, 표준 선도를 통한 시장 선점도 기대됐다.

지식경제부와 한국인쇄전자산업협회 등에 따르면 21일부터 사흘 동안 서울에서 국제전기기술위원회(IEC) 인쇄전자기술위원회(TC119) 첫 총회와 인쇄전자 국제 심포지엄을 개최한다. 11개 정회원국 멤버와 9개 준회원국 멤버 등 세계 인쇄전자 선진국이 총출동한다.

첫 TC119 회의에서 한국은 인쇄전자 표준화 로드맵과 장비, 제품 등 국제표준 제안발표와 관련 세미나, 국제심포지엄 등을 개최한다.

TC119는 100여년 역사를 가진 IEC에서 운영하는 95개 기술위원회(TC) 중 우리나라가 처음 주도해 설립한 위원회다. 우리나라가 국제임원을 지명하는 간사국을 맡아 의장(허지슨 알랜 영국 3M 박사), 간사(이해성 전주대 교수), 부간사(조규진 순천대 교수)를 선임했다. 또 국제 표준화 전략과 하부 조직 구성 등을 포함한 운영전략(SBP)도 한국이 총괄했다.

인쇄전자 국제 표준화 논의에서 우리나라 산업 환경을 고려한 국제표준 제정이 가능하다. 소재, 생산 장비 등 인쇄전자 관련제품에 대한 대외 인식제고와 조명, 태양광, 배터리 등 타 분야 기술 파급효과도 있다.

실제로 최근 한국 주도 인쇄전자 TC 설립을 반대한 미국, 독일, 일본은 물론이고 주요 선진국의 협력 제의가 줄을 잇는다. 국내 산업계와 학계 전문가의 국제 위상도 크게 높아졌다.

지난해 이미 세계적 연구소인 핀란드 국가기술연구센터(VTT)가 건국대와 인쇄전자 공동 연구를 위해 `건국대-VTT 공동연구센터`도 설립, TC 총회에 앞선 열린 국제 심포지엄도 주관했다.

이외에도 핀란드, 독일, 일본, 대만 등의 정부기관과 인쇄전자 연구 활동도 진행 중이다.

내년에 사상 최대 규모인 1000여명이 참석하는 `인쇄전자국제학회`(ICFPE)도 서울에서 열린다. 작년 미국에 이어 지난 3월 영국, 내년에는 스웨덴과 인쇄전자 교류회도 개최한다.

한국인쇄전자산업협회 정안정 사무국장은 “독일 프라운호퍼 등 세계적인 연구소의 협력 제의와 국내 연구진이 각종 국제 활동을 주도한다”며 “한국의 인쇄전자 시장 위상이 TC119 설립 이후 급상승했다”고 밝혔다.

홍기범기자 kbhong@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