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료연구소 전자신문 공동기획] 첨단기술과 소재의 만남 <1> KIST의 생체소재 연구

산업 전반의 융합 트렌드와 맞물려 소재산업이 뜨거운 이슈로 떠올랐다. 우리나라가 다소 취약한 소재기술은 국가 경쟁력과도 맞물려 있다. 전자신문은 재료연구소 주최로 매달 열리는 소재+IT·BT·NT·ET·자동차 등 융복합 소재 세미나를 요약, 소개한다. 이 세미나는 국내 석학으로부터 소재분야 첨단 연구동향을 듣는 자리다.

21일 재료연구소에서 열린 소재 융복합 정기 세미나. 한동근 KIST박사가 생체소재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21일 재료연구소에서 열린 소재 융복합 정기 세미나. 한동근 KIST박사가 생체소재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미래 사회를 그린 김탁환, 정재승의 SF소설 `눈먼 시계공`에는 한 등장인물이 자신의 신체를 인공물로 대체하며 고민하는 장면이 나온다. 소설 속 사회는 인공물의 인체 사용 비중이 70%를 넘으면 인간이 아닌 로봇(기계)으로 취급하기 때문이다. 소설처럼 기술 발전에 따라 미래에는 인체의 많은 부위를 인공물로 대체할 수 있다. `아이로봇` 등 수많은 SF영화와 소설에 등장하는 인공 장기와 로봇팔·다리 등은 다가올 미래 사회의 한 단면을 보여준다.

`생체소재(Biomaterials)`가 인체 조직이나 기관을 치료, 보강, 대체할 전망이다.

이 연구는 KIST 의공학연구소 산하 `생체재료연구단`이 수행 중이다. 이 기관은 국내 융복합 생체소재 연구를 리드하고 있는 생체소재 전문 연구기관이다.

지난 21일 `KIST 생체소재 연구동향 및 이슈`를 주제로 강연에 나선 KIST 생체재료연구단 한동근 지능바이오소재연구실장은 “고령사회와 맞춤형 의료시대를 대비해야 하는 국가 및 세계적 어젠다가 연구단 설립 배경”이라며 “인체 각 조직을 되살리는 `재생`과 인체 각 부위를 인공물로 `대체`하는 두 줄기에서 생체소재 개발과 이의 적용(응용)기술을 종합적으로 연구하고 있다”말했다.

초기 생체소재는 면역체계에 대한 손상 가능성을 최소화하는 연구에 집중됐다. 최근에는 조직과 일체화되고 나아가 조직 복구까지 가능한 고기능성 재료 연구가 주를 이룬다.

한 실장은 “가까운 미래에 재료과학, 분자생물학, 유전학 등 학제간 융합과 NT와 IT 등 첨단기술을 결합한 새로운 첨단 생체소재가 등장할 것”으로 예상했다.

이미 혈액과 혈관, 치아, 나아가 세포에까지 직접 적용할 수 있는 나노생체소재를 비롯해 나노바이오센서와 나노바이오칩을 이용해 환자의 질병을 진단하고 치료하는 분자진단기술 등이 개발·적용되고 있다. 고령화, 웰빙 시대에 발맞춰 생체소재산업은 전 세계적으로 가장 유망한 산업 중 하나로 부각되고 있다.

재생(Regeneration)은 조직공학(Tissue Engineering)을 토대로 인체와 세포를 모니터링해 복구 가능한 생체소재를 연구·개발하는 분야다. 특히 연구 기반인 `조직공학`은 공학, 생물학, 의학을 접목한 대표적 다학제간 응용과학기술로 연구 노하우와 응용 여부에 따라 거의 모든 조직 및 장기의 재생이 가능하다. 피부와 관절연골 등 몇몇 인체 부위는 이미 상품화됐다.

대체(Replacement)는 금속, 세라믹 등 기본 재료에 나노·바이오 등 혁신적 기술을 접목, 신체 부위를 대체할 수 있는 생체소재 기술이다.

생체재료연구단은 나노섬유, 하이드로겔, 줄기세포를 이용한 연골·뼈 재생 등 조직공학용 지지체 개발과 조직재생 연구를 중점 추진 중이다. 충전용 필러, 피부봉합용 접착제, 치과·정형외과·심혈관계 생체재료 등 생체적합성 바이오소재 개발도 진행하고 있다.

한동근 실장은 “우리나라의 생체소재 연구는 이미 세계적 수준에 이르렀다”며 “현재 관상동맥용 약물방출스텐트, 말초혈관용 고기능성 스텐트 등 심혈관계 및 비혈관계 스텐트와 4세대 `생체모방형 표면개질 임플란트`를 중점 연구개발 중”이라 말했다.

창원=임동식기자 dslim@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