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맥스(대표 변대규)가 자동차 전장사업에 본격 시동을 걸었다.
셋톱박스 전문업체 휴맥스는 차량용 오디오·비디오·내비게이션(AVN) 전문업체 대우아이에스 유상증자에 참여해 경영권을 확보했다고 22일 밝혔다.
회사는 지난 2009년 50억원을 지분 투자한 대우아이에스에 200억원을 추가 투자해 지분 50%와 경영권을 확보했다. 대우아이에스 인수 후 지난 2~3년 동안 자동차용 셋톱박스 제품을 일본에 출시하는 등 차량용 전장사업 준비를 해왔다.
휴맥스는 GM과 르노닛산 등 글로벌 완성차업체에 AVN 등을 공급해온 대우아이에스 경영권 확보로 TV용 셋톱박스에 이어 차량용 전장사업을 본격 추진한다. 휴맥스는 최근 차량 내부가 정보기술(IT)화하는 추세에 발맞춰 AVN 등 고급형(하이엔드) 제품의 선행 개발에 집중하고 다양한 라인업을 확보할 방침이다.
휴맥스는 대우아이에스의 독립경영을 당분간 유지한다고 밝혔다. 향후 휴맥스에서 추진하던 카인포테인먼트사업을 내년 이후 대우아이에스로 통합하는 쪽으로 방향을 잡았다.
휴맥스는 자동차 관련 시장이 폐쇄적이고 기존 거래처를 유지하려는 관행이 강하다는 점에 주목했다. 이 때문에 휴맥스가 직접 사업화 대응에 나서기보다 대우아이에스에서 이미 확보한 고객을 기반으로 1차 진입장벽을 극복한다는 접근이다.
대우아이에스는 2007년 대우일렉의 카오디오사업부가 분사해 설립한 회사다. 30년 이상 GM과 르노닛산 등 글로벌 완성차업체에 차량용 전장제품을 공급했다. 2010년과 지난해 각각 1111억원, 1666억원 매출을 기록했다. 올해와 내년에 각각 2500억원, 3000억원 매출을 목표로 제시했다.
김승규기자 seung@etnews.com
변대규 휴맥스 대표 인터뷰
“지난 2년간 자동차 전장사업을 경험해 성공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가졌다. 빠르게 진화하는 카인포테인먼트사업에는 신기술을 기반으로 성장해온 휴맥스가 강점을 가질 수 있다.”
변대규 휴맥스 대표의 목소리에 자신감이 넘쳤다. 휴맥스는 지난 1989년 출범해 매출 1조원을 넘긴 국내 벤처기업의 상징이다. 업계는 셋톱박스라는 단일 아이템을 넘어 휴맥스가 새로운 성장엔진을 찾아야 한다는 목소리가 있었다. 휴맥스가 이날 자동차 전장사업 확대로 새로운 도전을 선언한 셈이다.
변 대표는 “자동자 전장산업이 매우 빠르게 바뀐다. 2년 정도 기간을 두고 시장 성장성과 휴맥스가 잘 할 수 있는지를 타진했고 가설이 맞다는 결론을 내렸다”고 말했다.
그는 “이번 투자로 대우아이에스가 확보한 기존 고객을 활용해 1차 진입장벽을 극복하고, 20여년간 쌓아온 휴맥스의 하드웨어·소프트웨어 개발 능력과 제조 역량을 접목해 전장에서도 경쟁력을 확보할 것”이라며 “방송 디지털화라는 산업 변화를 활용해 셋톱박스로 혁신의 기회를 찾았던 것처럼 자동차시장에서 또 다른 사업 기회에 도전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최근 자동차산업은 차량 내부 네트워크, 차량과 IT기기, 차량과 외부 네트워크 간 연결성(connectivity)이 중요해지고 제품 교체주기가 빨라지는 추세다. 또 자동차 업계가 전장제품 개발과 구매를 특정 자회사에 의존하는 구조를 탈피했다. 변 대표는 이 점에 주목했다.
그는 “자동차 전장에는 IT와 소프트웨어, 통신 등 신기술 접목이 필수로 이처럼 빠른 변화를 요구하는 산업에 우리나라 기업, 특히 휴맥스가 강점이 있다”고 했다.
변 대표는 “대우아이에스가 주력해온 카오디오에 비디오와 내비게이션, 텔레매틱스까지 결합한 고급제품에 주력할 것”이라며 “AVN은 물론이고 스마트폰과 연계한 자동차 전장에도 투자를 늘리겠다”고 강조했다.
변 대표는 휴맥스가 진행한 카인포테인먼트사업을 향후 대우아이에스 쪽으로 옮길 계획이다. 그는 “당분간 대우아이에스의 독자경영을 추진하고, 내년 초께 휴맥스가 추진해온 자동차 연관산업까지 대우아이에스로 이관할 것”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