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영등포 쪽방촌의 도시가스 추진 사업이 사실상 중단됐다.
28일 서울시와 도시가스 업계에 따르면 영등포 쪽방촌 건물 주인들의 반대와 안전 문제 등을 이유로 쪽방촌에 도시가스를 설치하는 사업이 백지화됐다.
영등포 쪽방촌 도시가스 설치 사업은 박원순 서울시장이 지난해 10월 취임 후 첫 민생방문으로 영등포 쪽방촌을 찾아 해당 사업을 검토하라고 지시한 사항이다. 사업 추진에 있어 우선 안전 문제가 가장 큰 걸림돌이라는 게 서울시 주장이다. 쪽방촌 특성상 한 집을 여러 개의 방으로 나눠 일일이 배관을 연결하기 어렵고 목조 건물이 많아 배관을 벽에 고정하기 힘든 구조다. 관련 업체들도 참여를 꺼려하고 있는 상황이다.
도시가스 설치비용을 분담해야 하는 집 주인의 반발도 만만치 않다.
심상오 서울시 자활보호팀장은 “쪽방촌 거주자들은 대부분 세입자들이다 보니 주거 환경에 신경을 쓰지 않는다”며 “도시가스를 설치하지 않아도 월세가 들어오기 때문에 굳이 투자를 하지 않으려 한다”고 설명했다.
도시가스 업체도 부담은 마찬가지다. 서울시가 도시가스 업체에 배관 설치비용을 지원해 줄 것과 겨울철 요금 미납이 돼도 공급을 중단할 수 없다는 단서를 달았다는 것이다.
업체 한 관계자는 “영업이익률이 1%대에 불과한 도시가스 업체에는 무리한 요구”라며 “다른 방식으로 지원을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유창선기자 yuda@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