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차원(D) 디스플레이 시장에서 필름패턴편광(FPR) 방식과 셔터글라스(SG) 방식 양대 기술 진영의 접전이 펼쳐지고 있다. 세계 최대 LCD TV 시장으로 부상한 중국과 대만 LCD 패널 업계에서 세 대결 경쟁이 가열되고 있기 때문이다.
28일 업계에 따르면 그동안 FPR 비중이 절대적으로 높았던 중국 3D TV 시장에서 SG 방식이 급속히 확산되고 있으며 최근 대만 LCD 패널업체인 AUO는 FPR 진영에 새롭게 가세했다. 아직은 세계 3D TV 시장에서 여전히 SG 방식이 우세하지만 내년에는 FPR 방식이 역전할 가능성도 점쳐진다.
현재 SG 방식 패널은 삼성디스플레이와 대만 CMI, 샤프 등 다수 LCD 업체들이 양산중이다. 메이저 TV 업체인 삼성전자와 소니가 SG 방식을 채택하면서 유럽과 북미 등 선진 시장에서 큰 인기를 끌고 있다. 반면 중국에서는 SG 방식이 지난해 1분기 점유율이 19%에 불과했다.
하지만 올 들어서는 사뭇 다른 양상이 전개되고 있다. 중국 춘절·노동절 특수를 겨냥해 출시된 3D TV 가운데 상당수 모델에 SG 방식이 채택됐다. 삼성디스플레이가 올해 저가 모델의 직하형 LED 패널을 개발하면서 중국산 3D TV에도 SG 방식이 보급되기 시작한 것이다. 중국 하이센스는 올해부터 SG 방식의 3D TV 모델을 FPR보다 더 많이 내놨으며 TCL이 최근 출시한 TV는 대부분 SG 방식이다. 시장조사 업체 디스플레이뱅크에 따르면 중국내 SG 방식의 점유율은 올 들어 50%를 넘어섰다.
근래 FPR과 SG 진영의 경쟁 구도에서 또 다른 변수는 대만 최대 LCD 패널 업체인 AUO의 행보다. AUO는 지금까지 글라스패턴편광 방식의 3D 패널을 공급해 왔으나 올해부터 FPR 시장에 본격 가세할 예정이다. AUO는 이미 국내외 광학필름 업체들과 공급 협상에 착수했다. 그동안 FPR 방식 LCD 패널 시장은 LG디스플레이가 선점, LG전자와 다수의 중국 TV 제조사들에 공급해왔다. 이와 함께 내년부터는 32인치 이하 보급형 LCD에도 3D 적용이 늘어날 것으로 보여 FPR이 세를 확장할 것으로 관측된다. FPR은 LCD 패널에 필름을 부착하는 방식이어서 어떤 화면 크기에도 적용할 수 있다. 디스플레이뱅크 홍주식 연구원은 “올해 SG 방식이 저가 직하형 LED TV 시장에 힘입어 58% 정도의 높은 점유율을 차지할 것으로 예상된다”면서 “그러나 내년에는 중소형 TV나 모니터에도 3D가 채택되면서 FPR 방식이 다시 절반을 넘어설 것”으로 내다봤다.
문보경기자 okmu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