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P의 모바일 운용체계(OS)인 웹OS의 핵심 인력들이 구글로 이직한다. 이에 따라 올 가을 오픈소스 기반의 웹OS를 정식 발표하겠다는 HP의 계획에도 차질을 빚을 것으로 보인다.
25일 더 버지는 HP 웹OS의 핵심인 엔요(Enyo)를 책임지고 있는 팀이 구글로 이직할 것이라고 보도했다. 엔요는 웹OS의 HTML5 기반 애플리케이션 프레임워크로 HP 태블릿PC인 터치패드에서 선보였다.
더 버지는 HP 엔요팀이 구글에서 어떤 업무를 맡을지 알려지지 않았다고 전했다. 크롬 그룹에 소속되어 엔요를 크롬 웹스토어 개발자 프레임워크의 일부로 만들 가능성도 있다.
더 버지는 “구글 안드로이드는 분명 상업적인 성공을 거뒀지만 그와 별개로 웹OS의 혁신적인 플랫폼은 안드로이드가 배울만한 것”이라며 안드로이드의 최고 설계자인 마티아스 듀아르테가 이전에 팜 `프리` 발표를 이끌었던 전력이 있음을 지적했다. HP는 2010년 4월 하순 12억달러에 팜을 인수함으로써 웹OS를 확보했다.
더 버지의 발표 후 HP의 내부 관계자는 “엔요팀이 전부 떠나는 것은 아니지만 이 프로젝트의 책임자인 매트 맥널티를 포함해 `코드의 99%를 책임지고 있는` 사람들이 떠나는 것으로 들었다”고 제보했다. HP 대변인은 웹OS 1.0 버전은 올 1월에 언론에 공개한 예정대로 진행될 것이라고 답변했다.
HP는 지난해 8월 전임 CEO인 레오 아포테커 체제에서 PC 사업부 및 모바일 사업부를 분사 혹은 매각하기로 결정한 바 있다. 당시 레오 아포테커 CEO는 모바일 사업부에 대해서는 태블릿PC 하드웨어 생산은 중단하며 웹OS에 대해선 지속 개발, 라이선스 제공 등을 모색했다.
하지만 직후 이사회에 의해 해임되었고 새로 임명된 멕 휘트먼 CEO는 PC사업부 분사를 철회했다. 또 태블릿PC에 대해서는 윈도8에 적극 의지한다며 오히려 웹OS를 위축시키는 결정을 내렸다.
이후 HP는 웹OS의 소스코드를 아파치 라이선스 기반으로 공개했으며 여러 플랫폼에 맞춰 웹OS를 개발할 수 있도록 개발도구를 지원하기로 했다. 엔요는 한번 개발된 앱을 스마트폰이나 태블릿PC 등 다양한 화면의 모바일 기기에서 별도의 수정 작업 없이 사용할 수 있게 해준다.
박현선기자 hspark@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