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미과학자, 식물 개화시기 조절 메커니즘 규명

재미과학자, 식물 개화시기 조절 메커니즘 규명

식물은 계절 변화를 어떻게 인지하고, 개화시기를 조절하는지에 관한 메커니즘을 우리나라 과학자가 규명했다.

주인공은 송영훈 박사로 현재 미국 워싱턴대(University of Washington)에서 박사 후 과정을 밟고 있다. 송 박사는 농촌진흥청 `차세대바이오그린21사업`의 하나인 경상대 `시스템합성농생명공학사업단`의 지원 아래 이 같은 연구 결과를 내놓았다.

연구 결과는 `사이언스(Science)지` 25일자(미국 시간) 온라인 판에 게재됐다.

식물의 개화시기를 인위적으로 조절해 농작물 수확량을 늘릴 수 있는 기반 연구 성과로 학계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송 박사는 이 연구에서 빛을 인지하는 광수용체 중의 하나인 FKF1(FLAVIN-BINDING, KELCH REPEAT, F-BOX 1)단백질이 식물 개화시기 조절에 핵심적 역할을 수행하는 FT(FLOWERING LOCUS T) 유전자를 직접적으로 조절하고 있다는 사실을 밝혀냈다.

식물은 밤낮의 길이로 현재 계절을 인지하고, 다가오는 계절을 예측한다. 계절 정보를 토대로 개화시기를 조절하는 핵심 FT유전자의 발현(expression)을 조절해 씨앗 또는 열매 생산에 적합한, `좋아하는(favorite) 계절`에 꽃을 피운다.

FT유전자의 발현은 봄이나 여름 같은 장일(long-day)의 조건에서, 늦은 오후(late afternoon)에 전사인자(transcription factor)인 CO(CONSTANS)단백질(protein)에 의해 유도된다. 이때 빛의 파장 중 파란빛(blue light) 수용체(receptor)인 FKF1 단백질이 CO유전자의 전사 조절을 통해 FT유전자의 발현에 관여하는 것으로 알려져 왔다.

송 박사는 FKF1 단백질이 CO유전자의 전사 조절 뿐 아니라 물리적 결합을 통해 늦은 오후에 안정화시키고, 동시에 FT유전자의 발현을 저해하는 CDF1(CYCLING DOF FACTOR1) 단백질을 분해해 FT유전자의 전사를 직접적으로 조절하고 있음을 규명했다.

실험 데이터를 토대로 수학적인 개화조절 메커니즘 모델을 만들고 이를 컴퓨터 시뮬레이션으로 검증했다.

송영훈 박사는 “국제 곡물가격 상승에 따른 식량난 해소를 위해 작물의 수확량을 극대화하는 방법과 형질전환 식물체 개발에 필요한 중요 메커니즘을 생물학·수학적으로 규명했다는데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

한편 송 박사는 개화조절 관련 단백질 기능에 관한 연구로 올 해에만 `사이언스지`를 포함해 `식물저널(Plant Journal)`, `PNAS` 같은 유명 SCI급 저널에 주저자로 3편, 공동저자로 1편의 논문을 발표했다.

진주=임동식기자 dslim@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