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미 웨일스 위키피디아 창업자 "청년 창업가에 관대한 문화 필요"

“젊은이의 도전을 바라보는 사회적 시선이 중요합니다. 한국 사회는 혁신을 추구하는 젊은이에 대해 여전히 부정적입니다. 도전 후 실패한 사람에 대한 긍정적인 평가가 필요합니다. 실패가 두려워 아무것도 하지 않은 사람보다 창업의 꿈을 갖고 성공을 위해 스스로 노력한 청년이 훨씬 더 훌륭하다는 것은 말할 필요가 없습니다.”

29일 학생창업 페스티벌 특별 강연자로 나선 지미 웨일스(Jimmy Wales) 위키피디아 창업자는 창업에 대한 관용적 분위기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남과 다른 혁신을 추구하는 청년창업자를 존중하는 실리콘밸리와 달리 한국은 창업에 나서는 청년들에게 긍정적 평가를 내리지 않는다는 설명이다. 혹시 실패했다고 해도 이들은 단지 한가지 프로젝트에 실패한 것일 뿐 인생에 실패한 것이 아닌데 한국 사회는 유독 청년들의 실패에 냉정하다는 지적이다.

지미 웨일스는 “한국은 전반적 교육 시스템이 우수하고 국가적인 부를 축적하고 있어 투자 여건도 훌륭하다”며 “젊은이들의 도전에 대한 부정적 인식을 줄인다면 충분히 창업 선진국으로 도약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창업에 성공하기 위해선 창업에 따른 위험을 충분이 인지하고 이를 과감히 떠안는 용기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그러기 위해 자기가 좋아하는 일을 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설명이다.

지미 웨일스는 “창업의 어려움은 상황마다 달라 일반론을 말하기 힘들지만 그 어려움을 이기는 방법은 일에 대한 본인의 흥미와 재미”라며 “스스로 지루한 일을 해서는 절대 어려움을 이길 수 없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창업 비전의 명확함을 강조했다. 창업을 통해 무엇을 하고자 하는지 간단하고 명확하게 설명할 수 있어야 서비스를 통해 대중을 설득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혁신은 소수의 천재가 만들어낸다는 말은 하나의 속설에 불과하다”며 “좋은 아이디어에 좋은 팀과 좋은 실행력이 만나면 누구나 혁신을 만들어 낼 수 있다”고 말했다. 또 “시간이 지나 창업하지 않은 것을 후회하지 말고 지금 자신을 꿈을 좇는 의미 있는 도전에 나서라”고 조언했다.

서울대 문화관에서 열린 학생창업 페스티벌에는 지미 웨일스 특강 외에 전국 학생창업 네트워크(SSN) 출정식과 창업 멘토와 점심시간을 표방한 `네트워킹 런치`, 창업선배들의 노하우를 전수한 `우리들의 창업이야기`·`창업공감` 등 다양한 프로그램이 진행됐다.

개막식 `학생들과 대화`에 참가한 이주호 교과부 장관은 “창업은 세상을 변화시키는 긍정의 에너지”라며 “현실에 안주하지 않고 아이디어를 발굴하고, 도전하고, 새로운 것을 창조하는 학생들의 꿈을 응원한다”고 말했다. 이 날 행사는 페스티벌 참여를 위해 전국에서 모인 대학생들로 인산인해를 이뤘다. 인터넷 등록을 마친 1000여명 외에 500여명이 현장 등록을 해 대학가의 뜨거운 창업 열기를 반영했다.

김경한(성균관대 러시아어문학과 3학년) 학생은 “학교에서 배울 수 없는 선배들의 생생한 창업 스토리를 들을 수 있는 자리였다”며 “특히 편안한 분위기에서 멘토와 격의 없는 대화를 나눌 수 있었던 네트워킹 런치가 기억에 남는다”고 말했다. 최은옥 교과부 산학협력관은 “행사를 통해 대학생들의 창업에 대한 관심이 생각보다 훨씬 뜨거운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정진욱기자 jjwinwi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