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산 PCB 핫프레스 일본열도 첫 상륙

인쇄회로기판(PCB)용 다단 핫프레스가 처음으로 일본에 수출됐다.

선진하이엠(대표 남원기)은 자체 개발한 PCB장비 `다단 핫프레스`를 일본 대형 PCB 제조업체에 공급했다고 30일 밝혔다.

선진하이엠이 일본에 수출한 PCB 제조 장비 다단 핫프레스.
선진하이엠이 일본에 수출한 PCB 제조 장비 다단 핫프레스.

그동안 제4기한국 등 일부 국내 PCB 장비업체가 플라즈마 등을 일본에 수출 했지만 다단 핫프레스를 수출한 건 이번이 처음이다.

핫프레스는 PCB 기판을 열과 고압으로 압착경화하는 장비다. 경성·연성 다층기판이나 연경성기판 층간 접착과 커버레이어를 접착하는 데 사용한다.

선진하이엠은 지난 1년간 공을 들인 끝에 까다로운 일본 시장에 수출하는 데 성공했다. 지난 4월 납품을 마쳤고, 최근 설치와 시운전까지 성공적으로 끝냈다.

특히 일본 시장에서 현지 업체를 밀어내고 납품하는 데 성공했을 뿐만 아니라 기존 PCB 장비 수출과 달리 현지 상사나 대리점을 통하지 않고 일본 기업과 직접 공급 계약을 맺어 의미가 더 크다.

선진하이엠에서 다단 핫프레스를 공급받은 일본 업체는 세계 연성PCB(FPCB) 시장 5위안에 드는 대형 기업으로 연간 FPCB 매출이 1조원에 육박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본사는 일본 지바현에 있고 태국과 베트남에 해외 공장을 두고 있다.

선진이 공급한 장비는 베트남 공장에 설치됐다. 세계 FPCB 제조 시장을 주도하는 일본 기업에 한국산 핫프레스가 처음으로 도입됨에 따라 다른 일본 업체들의 행보도 주목된다.

남원기 대표는 “우리가 공급하는 PCB 장비는 일본업체에 비해 가격이 평균 30% 정도 저렴하면서 기능과 성능은 비슷하다”며 “베트남 공장에 설치한 제품이 제대로 가동되면 태국 공장에도 납품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남 대표는 “일본은 세계 최고 PCB 기술과 장비를 갖고 있어 PCB 장비를 납품하기가 그야말로 하늘의 별 따기”라면서 “일본 기업이 원하는 기술 수준을 맞추기 위해 열처리 능력을 높이는 등 전사적 노력을 기울인 끝에 마침내 성공했다”고 덧붙였다.

방은주기자 ejbang@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