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보호` VS `거래 활성화` 정답은 무엇일까.
배출권거래소 유치 전선에 뛰어든 전력거래소(KPX)와 한국거래소(KRX)의 경쟁이 뜨겁다. 신규 거래소 설립보다는 기존 거래소 기능을 확대하는 것이 비용과 업무효율화 측면에서 유리하기 때문에 두 기관으로 압축된 상황이다.
전력거래소는 전력계통과 배출권 시장의 통합 운영이 필요하다고 주장한다. 배출권거래 대상이 대부분 산업·발전 부문이고 전력사용과 밀접해 전력수급 불안을 방지하기 위해서다. 반면에 한국거래소는 시장개설 경험과 공정한 거래시스템 구비, 해외 연계 거래의 안정적 운영 경험 등을 고려할 때 활발한 배출권거래 시장을 조성할 수 있다며 맞서고 있다.
◇전력수급과 시장 안정성 직결=전력거래소는 전력수급과 전력시장의 안정성 확보를 위해 배출권거래소를 전력거래소와 통합 운영할 것을 주장한다. 발전회사가 배출권 부족을 우려해 발전을 줄이면 전력수급 불안이 발생할 우려가 있어 전력계통과 배출권 시장과의 통합 운영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배출권 부족과 가격 상승이 초래되는 것을 조율하는 것도 전력거래소가 적합하다는 주장이다. 해외는 배출권가격 상승분을 전력 요금에 바로 반영할 수 있지만 우리나라는 그렇지 않기 때문에 거래소는 전력 가격 왜곡현상을 최소화할 수 있는 역량을 갖추고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또 전력거래소가 직접 거래업무를 운영하면 중개인 개입이 필요 없고 실수요자 중심으로 운영돼 배출권 시장 투기도 예방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여기에 전력시장운영 시스템을 활용해 온실가스 배출량 전망, 측정·검증 등 온실가스 배출을 실시간 관리가 용이하다는 것이다.
김은수 전력거래소 미래제도개발팀 팀장은 “배출권시장과 전력시장의 불안요소는 서로 영향을 미칠 수 있기 때문에 이를 통합 관리해 산업에 악영향을 최소화할 수 있는 기관이 업무를 담당해야 한다”고 말했다.
◇안정적 운영으로 배출권거래 활성화=한국거래소는 배출권거래 업무가 기존 업무성격과 부합한다는 것을 내세운다. 매매체결, 청산결제, 시장 감시, 정보 분배 등 매매시장과 관련된 제반사항을 고유 업무로 하고 있어 배출권시장 개설이 쉽다는 것이다.
한국거래소는 배출권거래제법에서 배출권시장을 개방형 시장으로 정의하고 있어 이런 시장을 운영하고 있는 한국거래소가 적합하다고 주장한다. 기존 시스템을 이용할 수 있어 비용 절감이 가능하다는 것도 장점이다.
배출권시장과 같은 인공적 시장은 에너지가격, 기후변화, 규제의 변경과 같은 복잡한 요인으로 가격변동 예측이 어렵다. 따라서 헤지 수단인 선물시장의 개설이 중요하고 현·선물거래소가 통합 운영할 수 있는 한국거래소가 맡아야 시장개설, 감독기관의 효율성 제고, 투자자에게 원스톱서비스 제공이 가능하다고 주장한다.
지두환 한국거래소 파생마케팅팀 팀장은 “한국거래소는 공정한 시장을 구축해 활성화할 수 있는 노하우를 갖추고 있다”며 “온실가스 감축이 늘어난다는 측면에서 한국거래소가 배출권거래 업무를 담당하는 것이 합리적”이라고 말했다.
[자료: 양 기관 취합]
함봉균기자 hbkone@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