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차드라이브] 가속력과 연비 동시에 높아진 `SM5 에코-드라이빙`

화려한 S라인 바디가 시선을 자극하는 중형차 시장에서 우아한 라인으로 차분한 발라드 같은 감성을 유지해 온 르노삼성 SM5가 화려한 스포트라이트도 없이 경쟁력을 높인 것이 주목받고 있다. 지난 2010년 1월 선보였던 3세대 SM5가 2년 만인 올해 초 핵심 경쟁력을 강화한 `SM5 에코-임프레션`을 선보인 것이다.

[신차드라이브] 가속력과 연비 동시에 높아진 `SM5 에코-드라이빙`

르노삼성은 SM5 에코-임프레션을 선보이면서 가속성능과 연비 향상을 강조했다. 연비라면 그럴 것이 최초 12.1㎞/ℓ였던 연비가 2011년 형에서 12.5㎞/ℓ로 소폭 상승됐다가 이번에 동급최고인 14.1㎞/ℓ로 대폭 향상되었으니 강조할 만한 성과다. 그런데 엔진 출력과 토크에서 수치상의 변화가 없어 가속 성능이 얼마나 좋아졌을지는 의문이 들었다.

출시 이후 다소 늦게 SM5 에코-임프레션을 시승했다. 가장 큰 변화라 할 수 있는 연비는 짧은 시승으로 정확한 데이터를 얻기 어렵고, 가속 성능 향상은 엔진 성능 수치 변화가 없는 터라 큰 기대를 하지는 않았던 것이 사실이다. 그런데 시승차를 받고 첫 출발에서부터 변화는 바로 확인이 됐다. 가속성능이 몰라보게 좋아진 것이다. 이전 SM5는 그동안 국산 중형 세단에서 경험해 왔던 무난한 가속력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었다면, 에코-임프레션은 상당히 경쾌한 초반 가속력을 선보여 토크 변화 없이 어떻게 이런 성능 향상이 가능한 지 궁금증을 증폭시켰다.

그 변화의 핵심은 변속기 교체다. 르노-닛산 얼라이언스가 자랑하는 엑스트로닉 CVT 변속기인 것은 같지만 SM5 에코-임프레션에는 최신형 변속기를 얹어 응답성이 탁월하게 좋아졌다는 르노삼성의 설명이다. 그리고 최고출력과 최대토크에서는 수치상 변화가 없지만 터빈스피드 센서 장착, 유체 클러치 개선, 고정밀 유압센서 적용, 저점도 엔진 오일 사용 등의 튜닝을 통해 엔진에서도 실용 영역인 저회전에서의 토크가 상당히 개선됐다고 한다.

이를 통해 SM5 에코-임프레션은 직분사 엔진을 장착한 경쟁모델에 비해 결코 뒤지지 않는, 오히려 더 뛰어난 느낌이 들 정도로 향상된 가속력을 확보하게 됐다. 2리터 엔진을 얹은 중형차에서는 기대하지 못했던 경쾌한 가속력으로 일상적인 주행 영역에서 스트레스 없는 가속뿐만 아니라 힘 있는 달리기를 즐길 수 있게 됐다. 외모에서부터 우아함이 느껴지는 SM5로 굳이 과격한 달리기를 즐기는 일은 흔하지 않겠지만 새로운 엑스트로닉 CVT를 수동모드로 바꾸면 보다 적극적이고 역동적으로 고회전을 즐길 수도 있다.

더 놀라운 것은 초반 가속력이 높아졌음에도 고속 주행 성능이 약해지지 않았고, 연비는 탁월하게 더 좋아졌다는 점이다. 이제 SM5 에코-임프레션은 동급 경쟁자들 중 달리는 즐거움과 연비라는 두 마리 토끼를 동시에 잡은 상당한 경쟁력을 확보하게 됐다.

그리고 현대, 기아의 스마트 키 시스템은 음악을 듣고 있는 중에 시동을 끌 경우 음악이 동시에 꺼져 버려 계속 음악을 듣고 싶으면 기어를 중립에 놓는 등의 조작을 해야 하지만, 시동을 꺼도 음악을 그대로 유지해 주는 SM5의 유럽형 스마트 키 시스템과 동급최고의 음질을 자랑하는 보스 오디오 시스템은 자동차와 음악을 함께 사랑하는 이들에게 특별한 즐거움을 선사한다. 또 운전의 피로를 풀어주는 마사지 시트와 퍼퓸 디퓨저 등 운전자의 감성을 어루만지는 장비들은 여전히 세심하게 운전자를 배려한다.

SM5 에코-임프레션은 화려한 변신이 아닌 드러나지 않는 변화로 성능과 감성 모두에서 보다 완성도 높은 웰빙 드라이빙을 구현했다.

박기돈기자 nodikar@rpm9.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