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 인터넷 30주년을 맞았다.
세계 최초로 인터넷이 시작된 건 지금부터 40년 전인 1969년 9월 미국에서 알파넷을 통해 인터넷에 연결하면서다. 우리나라에선 전길남 박사가 지난 1982년 5월 서울대 컴퓨터공학과와 구미 전자기술연구소(KIET)에 있는 중형 컴퓨터 2대에 IP 주소를 할당받아 전용선으로 연결하고 패킷 방식으로 인터넷에 연결한 게 시초다. 당시 전용선은 SDN(System Development Network)으로 속도는 1,200bps 수준이었다.

◇ 2010년 국내 인터넷 경제 86조원=그 후 상용 전자우편 서비스가 1984년 선보인 데 이어 1985년에는 PC통신 서비스가 시작됐다. 인터넷이 본격적인 발전을 시작한 건 1994년 상용서비스를 시작하면서부터다. 인터넷은 급속한 성장세를 보이며 2002년 초고속 인터넷 1,000만 가구 시대를 열었다.
2012년 현재 인터넷은 생활 전반을 지배하고 있다. 방송통신위원회가 공개한 2010년 인터넷 이용실태조사에 따르면 2000년 당시 1,904만 명이던 인터넷 이용자 수는 10년 만에 2배에 이르는 3,701만 명을 넘어섰다.
2000년 26.3세이던 인터넷 평균 연령도 32.3세로 늘었다. 2000년대 초반만 해도 인터넷 이용자는 대부분 20대 젊은층이 차지했지만 지금은 40∼50대 중장년층이 주도하게 됐기 때문. 실제로 가정 내 인터넷 이용자는 2000년 48.8%에서 2010년에는 98.5%, 구성원 대부분이 사용하는 수준까지 높아졌다.
같은 기간을 비교해보면 이메일은 76.3%에서 85.5%, 인터넷쇼핑은 12.3%에서 64.3%까지 성장했다. 주 평균 이용시간도 11.7시간에서 14.7시간으로 약 30시간 증가했다. 국내 소비자가 주로 이용하는 인터넷 서비스로는 인터넷쇼핑 64.3%, 인터넷뱅킹 42.3%, 주식거래 9.8% 등이다. 그 밖에 인터넷 커뮤니케이션은 이메일과 인스턴트 메신저, 블로그, SNS 등으로 확대되고 있다. 보스턴컨설팅에 따르면 2010년 우리나라의 인터넷 경제 규모는 86조원, GDP 대비 비중은 7%에 이른다.
전문가들은 국내 인터넷 시장이 비약적인 발전을 한 비결로 90년대말 초고속인터넷의 빠른 확산을 꼽는다. 인프라가 발전하면서 PC 기반 인터넷 서비스가 급속도로 성장했다는 것. 우리나라는 이후 2006년에는 와이브로 서비스를 세계 최초로 시작한 데 이어 HSDPA 상용화 등 네트워크 인프라를 확대해왔다.
100배 빠른 스마트 네트워크 구축한다=최근에는 스마트폰 확산 이후 인터넷 산업의 패러다임이 변화하고 있다. 방송통신위원회 역시 지난 2011년 6월 미래를 대비한 인터넷 발전 전략을 세운 상태. 이에 따르면 세계 최고 수준의 스마트 네트워크를 구축해 트래픽 폭증에 선제적 대응을 할 예정이다. 앞으로 10년 뒤에는 지금보다 100배 빠른 초고속 네트워크를 구축한다는 것. 이렇게 되면 지금 400초 걸리는 5GB 영화 한 편을 4초면 받을 수 있게 된다.

트래픽에 대한 선제적 대응을 추구하는 이유는 먼저 인터넷 접속 기기의 증가를 들 수 있다. 방송통신위원회는 미래에는 TV 뿐 아니라 자동차나 냉장고, 세탁기 같은 가전을 포함한 모든 제품에 인터넷이 연결되는 사물 인터넷 시대가 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가 인터넷으로 연결되는 클라우드 환경도 가속화될 전망이다. 실제로 2020년이면 1,000억 개에 이르는 사물이 인터넷망에 접속할 것으로 보인다. 지금보다 50배나 증가한 수치다. 또 2020년이면 인터넷을 지나는 트래픽 가운데 90% 이상이 비디오 트래픽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또 신생벤처 중심의 스타트업 육성 전략, 클라우드, NFC(Near Feild Communication) 등 새로운 인터넷 서비스를 집중 육성할 계획이다.
지난 5월 30일 방송통신위원회와 한국인터넷진흥원이 개최한 대한민국 인터넷 30주년 기념식에서 이계철 방통위 위원장은 "스마트 혁명으로 대변되는 다음 세대에는 대한민국 인터넷이 세계로 뻗어나가고 글로벌 문제를 해결하는데 기여해야 한다"며 이를 위해 "인터넷과 ICT 생태계를 아우르는 통합적 전략으로의 전환이 시급하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