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값싼 재료라도 표면처리만 잘 하면 비싼 재료를 쓴 만큼 기능을 향상시킬 수 있습니다. 자연현상에서 아이디어를 따오는 `바이오미메틱스` 분야가 향후 중점 연구과제가 될 것입니다.”
이명훈 한국표면공학회장은 표면처리 기술이 소재·부품의 부가가치를 높이는 핵심이라며 국내외 환경 규제에 적극 대응할 수 있는 바이오미메틱스 연구가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표면처리는 절연·코팅 등 물리·화학·전기적인 공정을 통해 부식과 균열을 막고 전도성 및 외관을 향상시키는 소재화 기술이다. 활용 분야는 생활 필수품에서 자동차·선박 등 수송산업, 전자산업에 이르기까지 광범위하다. 이 회장은 “최근 모든 제품이 고기능과 경박단소화를 지향하면서 표면과학 기술의 중요성이 커지고 있다”며 “우리나라가 주도하고 있는 자동차·조선·전자·반도체 산업의 경쟁력을 활용해 표면처리 연구 혁신을 주도할 전문 인력과 지원 시스템이 절실하다”고 지적했다.
그는 또 세계적으로 친환경·원가경쟁력이 강조되면서 바이오미메틱스가 차세대 기술 분야로 떠오를 것이라고 강조했다. 바이오미메틱스란 자연 현상에서 아이디어를 얻어 표면처리 기술로 응용하는 연구를 말한다. 일례로 연잎에 물방울이 깨끗하게 굴러가는 것은 연잎 표면에 촘촘하게 나있는 미세한 돌기들이 표면 장력으로 받쳐주기 때문이라는 점을 파악해 이를 유리나 거울 표면에 적용할 수 있는 것이다.
그는 “표면처리 기술로 나노 구조를 바꿔 물방울이 맺히게 할 수도, 물이 퍼져나가게 할 수도 있으며 이는 새로운 기능을 창조할 수 있다”며 “기존 소재에 새로운 기능을 입히는 표면처리 기술을 확산시켜야 하며 폐수 등을 방출하지 않는 바이오미메틱스 연구가 특히 활발하게 진전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한국표면공학회는 지난달 31일부터 이틀간 수원 성균관대학교에서 춘계 학술대회를 개최했다. 바이오미메틱스 관련 초청 강연을 비롯해 최근 학계에서 관심을 모으고 있는 플라즈마 응용 공정과 그래핀 소재를 활용한 표면처리 기술 등을 중점 소개했다.
내년이면 50주년을 맞는 한국표면공학회는 과거 우리나라의 산업화 과정부터 신소재 및 공정 기술 산업에 이바지한 많은 전문 인력을 배출했다.
정미나기자 mina@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