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예의 대상은 `택시 N`에게 돌아갔습니다.”
요란하게 부딪히며 울려대던 색색의 막대풍선 소리가 잠시 멈춘 사이, 주한유럽상공회의소(EUCCK) 주최측의 최종 발표가 스피커를 통해 흘러 나왔다.
EU 기업인들은 `실용성`과 `편리성`에 손을 들어줬다.
1일 EUCCK 주최로 서울 강남구 논현동 플래툰쿤스트할레에서 열린 `EU-KOREA 2012 사업계획 경진대회(BPC)`에서 `택시(TAXI) N`을 출품한 볼즈프렌드(Balls Freind)가 최고의 상인 대상을 받았다. 앱을 열어 택시를 부르면 주변에 있는 택시가 위성항법장치(GPS)를 이용해 사용자 위치를 확인, 달려오는 시스템이다. 콜택시를 부르면서 위치 설명이 쉽지 않다는데 착안, 기획했다. 거리에서 줄서서 택시를 기다릴 필요가 없고 택시 기사는 손님이 어디 있는지 확인할 수 있어 편하게 이용할 수 있다.
최종 결선에 오른 10팀 중에는 이 외에도 참신한 아이디어가 많았다.
“한국 물 소비량이 독일보다 3배 많아요, 물도 절약하고 기부까지 할 수 있는 새로운 사업 모델을 제안합니다.”(SOWS·이하 팀명)
“매일 화장실에 갈 때마다 센서가 작동해 건강을 체크해 줄 수 있습니다.”(36.5)
인기상을 받은 SOWS는 수도 계량기를 와이파이로 연결해 스마트폰에서 이용량을 실시간으로 볼 수 있는 앱을 제안했다. 이 앱에는 `기부하기` 버튼도 있다. 절약해서 남는 물은 물부족 국가에 기부할 수 있게 된다. 36.5는 `Dilet`라는 헬스케어 시스템을 고안했다. 매일 아침 화장실에 가면 비데, 거울 등에 있는 각종 센서가 신체 상태를 측정해서 통보해준다. 이 팀은 동상과 최고의 아이디어상을 수상했다.
무대에서 참가자 발언이 이어질 때마다 객석에서는 막대풍선이 부딪히며 분위기를 띄웠다. 대학생이 저마다 사업 아이디어를 내고, 전문가와 현직자들로부터 검증을 받는 BPC 최종 결선 현장 모습이다. 모든 건 영어로 이뤄졌다. 유창한 표현력은 없더라도 자신감 있는 모습으로 프레젠테이션을 하는 학생에게는 박수 갈채가 쏟아졌다.
BPC행사는 EUCCK가 지난해부터 한국 대학생을 대상으로 한 사업 모델 제안 대회다. 5개월간 전국 대학 지원자를 추려 10개 팀을 뽑고, ABB·보쉬 등 유럽 기업 임원이나 투자사가 멘토링을 한다. 아이디어를 내고 사업계획서를 작성한 뒤 프레젠테이션까지 하는 게 목표다.
심사위원으로 참가한 진대제 스카이레이크인큐베스트 대표는 “학생이 창업을 하든 취업을 하든 미리 사업기획을 해본다는 게 의미가 크다”고 말했다.
◇볼즈프랜드 최홍우씨 인터뷰
“택시를 잡을 때마다 불편하다고 생각했다. 스마트폰으로 연결하면 충분히 가능한 솔루션이 나올 수 있다고 봤다.”
불편했던 점을 개선하기 위해 행사에 참여한 볼즈프랜드(Balls Friend)는 아이디어와 사업성 모든 면에서 좋은 평가를 받았다. 창업을 하고 싶지만 마땅한 방법을 알지 못하는 두 친구가 뭉쳤다. 엉성한 아이디어가 김민 보쉬코리아 이사를 만나서 구체적인 사업 계획으로 도출 됐다고 한다.
최홍우씨는 “이 행사의 가장 큰 이점은 아이디어를 사업으로 만들기 위한 방법을 알 수 있다는 점”이라고 말했다. 우승팀에는 상금 2000만원이 주어졌다. 볼즈프랜드는 2인으로 이뤄졌다.
오은지기자 onz@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