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트업·벤처 올해들어 '돈줄 가뭄'

스타트업(Start-Up) 창업 붐의 한 축을 담당해야 할 벤처투자 시장에 적신호가 들어왔다. 올해 들어 투자규모가 줄어든 가운데 펀드 결성 규모도 확연한 감소세다. 벤처펀드 자금줄 역할을 하는 모태펀드 예산 지원 축소가 전체 벤처펀드 시장 경색 요인 가운데 하나로 꼽힌다. 기획재정부는 지난해 모태펀드에 대한 신규 재정출자를 사실상 중단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4일 한국벤처캐피탈협회의 벤처캐피털 투자동향에 따르면 올해 들어 4월까지 벤처 투자규모는 206개사에 3172억원으로 지난해 동기 4300억원(216개사)의 4분의 3 수준에 그쳤다. 미국발 스마트 혁명과 스타트업 창업 붐을 감안하면 매우 이례적이다.

문제는 펀드 결성 규모가 함께 줄고 있다는 점이다. 펀드 결성이 활기를 띤다면 앞으로 투자가 확대될 수 있지만 펀드 규모 감소는 투자 확대 기대감을 저버린다. 올해 들어 4월까지 결성된 벤처펀드 수는 10개로 작년과 동일하지만 결성규모는 지난해 3025억원에서 올해는 1685억원으로 뚝 떨어졌다. 앞으로 투자 경색이 심화할 수 있다는 예상이 가능하다.

벤처투자 시장이 경색되는 배경으로 벤처캐피털 자금회수(Exit) 시장인 코스닥 침체도 거론되지만 모태펀드에 대한 예산 지원 중단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파악된다. 모태펀드는 2005년 출범한 가운데 2008년(800억원)을 제외하고는 2010년까지 적게는 1210억원에서 많게는 4380억원을 투입했다.

그러나 작년과 올해는 925억원과 850억원 수준으로 줄었다. 특히 운용 효율성이 뛰어난 `중소기업 창업 및 육성기금(중진기금)`으로의 예산지원은 지난해와 올해 320억원과 400억원으로 대폭 감소했다. 모태펀드는 민간에서 결성하는 벤처펀드에 출자하는 펀드로, 벤처캐피털의 민간 자금 조달 한계를 충실히 채워왔다.

김형수 벤처캐피탈협회 전무는 “증시도 영향이 크겠지만 무엇보다 정부 출자사업이 활발해야 펀드 결성과 투자가 활기를 띤다”며 “업계는 모태펀드 재원규모로 2조원가량이 적정하다고 보고 있다”고 말했다. 2조원은 일반 벤처펀드 만기기간인 7년간 매년 3000억원가량을 투자할 수 있는 규모다. 7년을 주기로 돌아오는 자금을 다시 투자해 선순환 벤처투자 생태계를 조성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올해 들어 4월까지 모태펀드 재원 결성규모는 1조4466억원이다.

결성규모는 1조5000억원에 육박하지만 최근에 조성되는 자금은 문화 등 특정분야만을 지원할 수 있도록 하고 있어 실효성이 떨어진다는 지적도 나온다. 업계 한 관계자는 “정책목적도 중요하지만 벤처펀드는 수익을 발생해야 한다”며 “특수목적으로 운영하다 보니 수익성이 떨어지고 이는 민간자금을 유치하기 어려운 악순환으로 이어진다”고 우려했다.


【표】신규 벤처투자 추이(단위:개, 억원)


※자료:벤처캐피탈협회(2012년은 4월 말 현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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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준배기자 joo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