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텔이 3세대 코어 프로세서를 발표했다.
3세대 코어 프로세서는 그동안 코드명 아이비브리지로 불리던 제품. 반도체 제조공정을 기존 32nm(나노미터)에서 22nm로 향상시킨 것이다. 인텔에 따르면 제고공정 미세화로 코어 크기는 25% 가량 줄었다.
제조공정 미세화는 같은 공간 안에서 기판 크기를 줄이는 동시에 배선 길이는 짧게 만드는 여력을 만든다. 배선 길이가 줄어든다는 건 전자가 이동하는데 필요한 에너지가 줄어든다는 뜻이다. 전기는 덜 쓰면서 더 빨라진다고 생각하면 쉽다.
![▲ 인텔코리아 이희성 대표가 6월 5일 서울 비욘드뮤지엄에서 열린 울트라북 발표회에서 3세대 인텔 코어 프로세서를 소개하고 있다.](https://img.etnews.com/cms/uploadfiles/afieldfile/2012/06/05/0115.jpg)
◇ 3D 트랜지스터 도입한 첫 프로세서=제조공정 미세화를 통해 얻는 또 다른 혜택은 TDP(열 설계 전력) 감소다. PC용 프로세서의 경우 TDP는 이미 펜티엄4 시절 88W, 펜티엄D에선 무려 130W까지 올라간 상태다. 인텔이 코어 아키텍처를 처음 도입한 코어2듀오에선 65W로 떨어졌지만 프로세서 시장에서 전력소비량 감소는 중요한 이슈가 된 지 오래다.
전력소비량이 높아지면 전력 효율은 물론 누수전류로 인한 효율 저하, 발열 증가로 인한 안정성 감소, 노트북의 경우 배터리 시간 감소로 이어지기 때문이다. 자동차로 따지면 2000년대 초반까지만 해도 클록 경쟁, 속도에만 중점을 뒀지만 지금은 연비 효율을 중요시한다는 얘기다.
실제로 3세대 코어 프로세서의 전력소비량은 17W대에 불과하다. 이전 샌디브리지와 같은 수준이지만 전력소비량은 기존 수준으로 묶은 대신 성능은 더 높였다. 인텔에 따르면 기존 샌디브리지보다 22% 성능이 높아졌다. 가장 눈길을 끄는 내장 그래픽의 경우 3세대 코어 프로세서에 내장된 인텔 HD그래픽스 4000은 기존 샌디브리지 내장형보다 2배 이상 빨라졌다. 인텔코리아가 3세대 울트라북을 시연하는 자리에서 디아블로Ⅲ 풀 옵션 실행을 강조한 이유도 여기에 있다.
실제로 인텔코리아는 3세대 코어 프로세서를 소개하는 자리에서 디아블로Ⅲ 데모를 진행하기도 했다. 시연 화면을 보면 보통 25∼27프레임 사이, 캐릭터가 많은 던전에서는 20프레임 정도를 보인다. 쾌적한 수준이라고 하긴 어렵지만 기존 울트라북에 쓰인 내장 그래픽이 최고치를 따져도 10프레임이 채 안 됐다는 점을 감안하면 확연하게 높다.
또 다른 특징은 트라이게이트(Tri-Gate)라고 불리는 3D 트랜지스터 기술을 도입한 것. 게이트는 반도체 안에서 전류 흐름을 켜거나 끄면서 제어하는 역할을 한다. 이제까지는 2차원 평면으로 내부 트랜지스터를 쌓고 연결했지만 트라이게이트는 이를 3차원, 입체로 쌓은 것이다. 단층보다 복층 건물이 더 효율적인 것과 같다.
눈길을 끄는 건 시리얼ATA 6Gbps와 USB 3.0, 인텔이 밀고 있는 썬더볼트까지 차세대 인터페이스를 아예 칩셋에 내장했다는 것이다. 이에 따라 이들 인터페이스를 활용한 주변기기도 대폭 늘어날 전망이다.
![▲ 3세대 코어 프로세서. 제조공정을 22nm로 세밀화하는 한편 3D 트랜지스터를 처음으로 도입했다. 기존 제품보다 성능은 20%, 그래픽은 2배 높이고 전력소비량은 20% 줄였다.](https://img.etnews.com/cms/uploadfiles/afieldfile/2012/06/05/021.jpg)
◇ 울트라북도 2세대 전환=이번 3세대 코어 프로세서 발표로 울트라북도 2세대로 모델 전환을 하게 됐다. 인텔은 2세대 울트라북의 조건으로 몇 가지 가이드라인을 제시한 상태다. 두께는 화면 크기 기준으로 14인치 이상이면 21mm 이하, 이상이면 18mm 이하다. 대기모드에서 실행 상태로 전환하는 대기전환 시간의 경우 7초 이내(Rapid Start), 배터리 시간은 최소 5시간 이상을 보장해야 한다. 그 밖에 USB 3.0이나 썬더볼트 적용 여부 등이 있다.
보안도 강화한 분야 가운데 하나다. 울트라북 시스템을 분실하거나 도난 당하면 자동으로 시스템을 쓰지 못하게 하는 인텔 AT(Anti-Theft technology) 기술을 탑재했다. 또 인텔 IPT(Intel Identity Protection technology) 기술로 개인 정보를 안전하게 유지하고 웹사이트나 SNS에 안전하게 로그인할 수 있게 해준다. 인텔이 보안을 강조하는 가장 큰 이유는 게임, 금융 등 사이버 범죄에서 개인정보 관련 보안 사고가 가장 빈번하기 때문이다. 실제로 디아블로3이 나오자마자 계정 탈취 악성코드 문제가 발생하기도 했다.
안랩의 다중인증 보안 기술(AOS SecureAuth IPT)을 지원하는 한편 그래텍 곰인코더에 인텔 퀵싱크비디오 기술을 탑재, 동영상 생성과 편집 시간을 줄이는 등 국내 업체와의 협력도 눈길을 끈다. 곰플레이어의 경우 와이다이 접속 버튼을 곧바로 달아 번거로운 설정 없이 곧바로 TV를 통해 감상할 수 있다.
![▲ 삼성전자와 LG전자 등 주요 제조사도 2세대 울트라북을 일제히 내놨다. 사진은 LG전자의 2세대 울트라북 엑스노트 Z350.](https://img.etnews.com/cms/uploadfiles/afieldfile/2012/06/05/SC_031.jpg)
◇ 울트라북, 내년엔 터치로 간다=이번 3세대 코어 프로세서는 인텔의 틱톡 전략(Tick-Tock. Intel`s Tick-Tock Model)에 따르면 틱(Tick)에 해당한다. 틱톡 전략이란 프로세서를 만들면서 제조공정 미세화와 새로운 아키텍처 개발 2가지를 돌아가면서 적용하는 걸 말한다. 틱은 제조공정 미세화, 톡은 새로운 아키텍처 적용이다.
물론 당장 내년에는 성능은 물론 울트라북 전반적인 형태가 크게 바뀔 것으로 보인다. 인텔 톰 킬로이 수석 부사장은 컴퓨텍스 타이페이 2012 기조연설에서 "내년에는 터치 기반 기술을 추가해 울트라북을 더 발전시키겠다"고 밝힌 바 있다. 인텔은 터치 기술 확보를 위해 이미 캔도, 한스터치, TPK, 윈텍 등 주요 제조사와 기술 협약도 체결한 상태다. 인텔은 이미 올해 안에 터치를 지원하는 울트라북 30종이 나올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인텔은 여기에 울트라북에 처음 도입한 뉘앙스의 드래곤 엔진 기반 다국어 음성엔진에도 관심을 두고 있다. 이 음성엔진은 애플의 시리와 마찬가지로 음성으로 SNS 사이트를 체크하거나 업데이트하고 인터넷 검색과 미디어 컨트롤 등을 다룰 수 있다.
프로세서 성능 향상도 빠르게 이뤄질 전망이다. 인텔은 이번 3세대 코어 프로세서를 울트라북에 적용하는 한편 내년에는 톡(Tock)에 해당하는 코드명 하스웰(Haswell)을 선보인다. 하스웰은 아이비브리지 후속 모델로 아키텍처를 개선한 것이다. 인텔은 오는 2014년에는 제조공정을 다시 14nm로 미세화한 코드명 락웰(Rockwell)을 도입하고 2017∼2018년에는 이를 다시 10nm까지 미세화한 스카이몬트(Skymont)를 선보일 계획이다.
![▲ “내년엔 터치 울트라북” 인텔은 올 하반기부터 터치 기반 울트라북을 선보이기 시작해 내년부터는 윈도8+터치 울트라북을 전면에 내세운다.](https://img.etnews.com/cms/uploadfiles/afieldfile/2012/06/05/041.jp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