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TC가 MS의 윈도8 기반 1차 태블릿PC 협력사에서 배제될 위기에 처했다. HTC가 윈도8 태블릿PC를 성공적으로 판매할 수 있을지 MS가 의구심을 안고 있기 때문이다.
6일(현지시각) 블룸버그에 따르면 MS는 ARM 기반 모바일 운용체계(OS)인 윈도8의 1차 태블릿PC 제조 협력사 리스트에서 HTC를 빼기로 했다. 이유는 두 가지다. HTC의 최근 매출 격감과 태블릿PC 경험 부재 때문.
블룸버그는 이 문제와 관련 있는 두 명의 소식통을 통해 MS가 자사 역사상 첫 ARM 기반 OS를 내놓으면서 초기 돌풍을 일으키기 위해 품질을 중시하고 있다고 전했다. HTC는 지난해 하반기부터 부진을 겪고 있으며 최근 발표한 2분기 매출에서도 예상보다 13% 판매가 격감했다.
블룸버그의 소식통에 따르면 HTC는 안드로이드 기반 단말기처럼 MS 윈도8 기반 태블릿PC에서도 커스터마이징된 홈스크린 등 차별화 포인트를 가진 단말기를 제조하길 희망했으며 MS는 이를 거절했다. HTC 대신 태블릿PC 경험이 많고 판매량도 더 많은 업체들과 협력하기로 했다는 것이다.
블룸버그는 “MS는 HTC가 윈도8 기반 태블릿PC를 충분히 판매하지 못할 것이며 태블릿PC 제조에 대한 풍부한 경험이 없다는 이유로 MS 윈도8 초기 버전을 공급받을 제조사 리스트에서 HTC를 제거했다”고 전했다.
HTC가 5일(현지시각) 발표한 2분기 매출 실적 보고에 따르면 HTC는 당초 1050억 타이완달러의 판매 매출을 기대했으나 910억 타이완달러(미화 약 30억5000만달러)에 그쳤다. 이날 타이완 증시에서 HTC의 주가는 6.9% 떨어져 378타이완달러로 마감되었다.
HTC의 고충은 이뿐 아니다. 최근에는 퀄컴의 재고 부족과 삼성전자 등 경쟁사의 압박에 시달리고 있다. 에비앙시큐리티의 애널리스트인 매튜 손튼은 “소비자들은 애플 아이폰과 삼성전자의 갤럭시로 몰리고 있다”며 HTC와 같이 상대적으로 열세인 경쟁사의 입지는 더욱 좁아질 것이라고 지적했다.
MS는 자사 운용체계 역사상 처음으로 ARM 기반 칩에서 운영되는 차세대 윈도 OS를 올해 홀리데이 쇼핑 시즌에 맞춰 발표할 계획이다. 올 하반기 도시바, 아수스텍 등을 통해 윈도8 태블릿 단말기를 내놓을 예정이다.
블룸버그는 자사 보도에 대해 MS와 HTC 모두 양사는 좋은 협력사 관계라고 답변했으나 구체적인 윈도8 기반 태블릿PC 발표 계획에 대해서는 함구했다고 전했다.
박현선기자 hspark@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