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류 업계 하반기 글로벌 ERP 잇단 가동

올 하반기 국내 대표 물류 기업들의 차세대 글로벌 전사자원관리(ERP) 시스템 개발이 잇따라 완료되면서 글로벌 물류 경영 시대가 본격적으로 막을 올릴 것으로 보인다. 전 세계 임직원이 하나의 ERP 시스템에 접속해 실시간으로 데이터를 공유하는 것은 물론이고 물류업무 처리속도를 높여 물류 사업의 글로벌 경쟁력을 높이는 것이 이들의 핵심 목표다.

물류 업계 하반기 글로벌 ERP 잇단 가동

CJ대한통운·범한판토스·현대로지스틱스 등 주요 물류 기업은 올 하반기 차세대 ERP 시스템을 가동하고 글로벌 업무에 본격 적용할 계획이라고 10일 밝혔다. CJ GLS도 내년 상반기 이후 가동을 목표로 차세대 시스템 개발에 한창이다.

이들 기업은 모두 ERP 패키지로 SAP 제품을 도입했다. 수많은 화주들과의 시스템 연계가 필요한 물류업의 특성상 해외 기업들이 가장 많이 사용하는 패키지를 선정한 것이다.

가장 대규모로 꼽히는 시스템을 보유한 곳은 범한판토스이고, 범위도 넓지만 한발 먼저 시스템을 오픈하는 곳은 CJ대한통운이다. 두 기업은 지난 3년간 차세대시스템 개발을 추진해온 데 이어 하반기 가동을 목표로 막바지 통합 테스트를 진행하고 있다.

범한판토스는 국내외 사업장에 글로벌싱글인스턴스(GSI) ERP 시스템 구축 작업을 오는 10월까지 완료하고, 11월 가동하기로 했다. 범한판토스는 이 시스템을 구축하면서 재무를 포함해 물류 업무 전반을 관리하도록 했고 가장 많은 해외법인을 통합했다. 물류 업계에서 세계 최대 규모의 단일 ERP 시스템으로 평가받고 있다. 삼성전자·LG전자 등 주로 전기·전자 업종 등에서 도입했던 단일화된 형태의 싱글인스턴스 ERP 구축 방식이 물류 업계에 첫 도입되는 사례로도 이목을 끈다. 물리적으로도 통합된 하나의 서버와 하나의 데이터로 전 세계 임직원이 정보를 공유하고, 실시간 데이터 집계에 강하다는 점이 특징이다. 개발 작업에는 LG CNS와 EXE C&T(삼성SDS) 등이 참여했다.

CJ대한통운과 CJ GLS는 각각 올 하반기와 내년 중에 잇따라 차세대시스템 개발을 완료할 예정이다.

CJ대한통운은 오는 7월에 `차세대통합물류시스템`의 운송·보관·하역·포워딩(국제물류) 업무영역을 가동하고, 10월경 운영·정산 부문까지 통합한 본 시스템을 가동하기로 했다. 연말까지 국내 사업장 전체와 주요 해외 사업장에서 시스템 운영을

시작한다. CJ GLS도 차세대시스템 개발 작업을 진행 중인데, CJ대한통운과 업무 시너지를 높일 수 있는 방안을 고민 중이다. CJ대한통운은 당초 싱글인스턴스 방식을 기획했으나 다자간 물류가 많은 업무 특성상 분리된 시스템 데이터를 통합하는 방식으로 변경했다. EXE C&T와 CJ시스템즈 등이 참여 중이다.

현대로지스틱스도 상반기까지 국내 본사와 사업장을 대상으로 ERP 시스템 개발을 완료하고, 오는 8월 글로벌 ERP 시스템 운영을 시작하기로 했다. 현대로지스틱스는 지난해 상반기 프로세스혁신(PI) 추진 이후 SAP ERP 패키지를 도입해 지난해 7월부터 시스템 개발을 시작했다. 현대U&I 등이 참여해 국내 본사와 사업장 구축을 완료한 후 해외 시스템 개발을 시작하며 올 하반기 해외 사업장 가운데 매출 규모가 큰 곳부터 순차적으로 확대 적용한다. 현대로지스틱스 관계자는 “재무 시스템을 중심으로 글로벌 재무 업무 효율화에 중점을 두고 있다”고 말했다.

유효정기자 hjyou@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