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이기섭 한국산업기술평가관리원장

[인터뷰]이기섭 한국산업기술평가관리원장

“기술의 목표는 사람입니다. 사람을 위한 따뜻한 기술 개발을 위해 노력하겠습니다.”

취임 한 달을 맞은 이기섭 한국산업기술평가관리원장은 소외된 곳에 대한 배려를 담은 기술개발을 강조했다. 연구개발(R&D)은 물론 모든 일이 사람에서 시작되고 사람이 진행하며 사람을 중심으로 돌아가야 한다는 생각이다.

조직 내부 역량 강화와 조직목표 설정의 필요성을 제일 먼저 언급한 것도 이 때문이다.

이 원장은 “급속한 세계 산업기술 변화에 능동적이고 신속하게 대응하기 위한 조직체계를 갖추고 관료적인 분위기에서 탈피한 조직을 만들겠다”고 밝혔다. 고객만족이 아닌 고객감동을 위한 내부 변화부터 이끌 계획이다. 이를 기반으로 연구개발(R&D) 예산 집행의 효율성을 극대화할 방침이다.

그는 “미국의 10분의 1, 일본의 3분의 1에 불과한 우리 R&D 예산으로 더 나은 성과를 만들기 위해서는 선택과 집중으로 자금 운용의 효율성을 극대화하는 방법 밖에는 없다”고 밝혔다. 나눠주기가 아닌 산업현장과 긴밀한 소통을 통해 기술의 미래가치를 이끌어낼 수 있는 기획·평가·관리 체계를 만들 계획이다. 애플이 매킨토시를 출시했을 때 100배 이상의 R&D 비용을 쓰던 IBM 사례를 인용하며 대내외적인 광범위한 혁신을 강조했다.

최근 키워드인 융·복합에 대한 관심도 나타냈다. 융·복합 산업은 우리 노력에 따라 선진국과 대등하게 경쟁할 수 있는 분야로 생각하기 때문이다. 지난 3년간 자동차부품연구원장으로 근무하며 자동차산업에 미친 융·복합의 힘을 느낀 경험에서 나온 생각이다.

“단일기술은 이미 포화상태입니다. 이제 시장은 이런 기술의 융·복합을 원하고 있습니다. 기계적 성능이 중요하던 자동차가 소프트웨어, 통신, 엔터테인먼트, 콘텐츠 산업으로 변화되는 것은 이미 거스를 수 없는 흐름입니다.” R&D도 시장이 요구하는 것을 만들어내야 한다는 생각이다. 이를 위해 기업·기관들이 융·복합 R&D에 과감히 도전하는 분위기를 만들어낼 계획이다.

현장 공감 R&D에 대한 중요성도 언급했다. 이 원장은 “절차는 간편하게, 문턱은 낮게, 연구는 창의적으로 방향에 맞춰 현장에서 연구에만 몰두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겠다”고 밝혔다. 상반기 중 관련 제도 개선을 마무리할 방침이다.

마지막으로 그는 산업 R&D의 중요성을 재차 강조했다. 최근 기초연구에 대한 중요성이 강조되면서 자칫 산업기술 R&D 비중이 줄어들 수 있다는 우려 때문이다.

홍기범기자 kbhong@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