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자기포(Electromagnetic Gun)는 전자기력을 이용해 발사체를 움직이거나 원하는 목표물을 타격할 수 있는 무기다. 기존 화포와 달리 빠르고 명중률이 높다. 전기에너지를 사용해 화약에 비해 안전하고 용이한 사거리 조정과 은닉성까지 갖추고 있다.

대표적인 전자기포는 레일건과 코일건이다.
`레일건(Rail Gun)`은 이름 그대로 탄체를 두 개의 레일 위에 걸쳐 놓고 전류를 흘리면 이 때 레일에 흐르는 자기장과 탄체에 흐르는 전류간 상호작용(로렌츠의 힘)으로 탄체를 발사·가속하는 장치다. 화염이나 폭음이 없고 사거리(에너지) 조절이 쉽다.
`코일건(Coil Gun)`은 스프링 형태의 코일 내부에 탄체를 놓고 코일에 전류를 흘려 코일 내부에 와전류가 형성되면서 발생하는 전자기력을 이용한다. 레일건 보다 속도는 느리지만 큰 하중을 지닌 물체를 움직일 수 있어 기존 미사일의 초기 부양이나 미래 초고속 교통수단 등에 응용할 수 있다.
전자기포 연구는 1, 2차 세계대전 중 프랑스와 독일의 초고속 발사기술 개발로 거슬러 올라간다. 1980년대 들어 미국을 중심으로 무기체계 적용연구가 본격 시작했다.
미 해군은 차세대 신형 구축함에 레일건을 탑재하는 연구 개발에 나서 지난 2010년 12월 무게 9㎏의 탄체를 초속 약 2.7㎞(마하 8)의 속도로 날려 100마일(161㎞) 밖에 있는 물체를 맞추는 레일건 시험 발사에 성공했다고 발표했다.
유럽에서는 영국, 독일-프랑스 공동연구소 등이 레일건 기본 연구실험을 완료하고 무기화 연구를 추진 중이다. 중국은 10여개 연구소와 대학이 컨소시엄 형태로 레일건 전원장치 개발과 테스트를 진행하고 있다.
국내는 국방과학연구소가 지난 해 레일건 개발을 발표했고 한국전기연구원 등이 기초연구를 수행 중이다.
레일건의 무기화에는 전원장치의 부피와 무게를 줄이는 것이 관건이다. 그동안 다양한 전원장치가 개발됐으나 전차에 탑재할 수준은 아니다. 반면 최근 추세처럼 해군 함정에는 충분한 공간과 발전설비가 있어 적용이 용이하다.
레일의 마모 문제도 해결 과제다. 초고속으로 이동하는 탄체와 레일사이에 초고온이 발생하고 이때 나타나는 레일과 탄체의 마모, 손상은 레일건의 연속발사를 어렵게 한다. 다양한 물리적 현상과 최적의 재료를 적용하기 위한 연구가 진행되고 있다.
전문가들은 레일건이 미래 전장에서 초고속 장거리포 역할을 수행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레일건 외에 전자기력을 이용한 추진기술이 화학적 추진체를 사용하지 않는 위성과 우주선 발사, 대륙간 탄도 미사일 등 응용기술로 발전할 것이라는 게 공통된 견해다.
진윤식 KERI 전기추진연구센터 책임연구원은 “국제 협정에 의해 제한된 미사일이 아닌 일반 포의 개념에서 레일건과 같은 첨단 무기는 우리나라 현실에 적합한 무기”라며 “전자기력 추진기술을 개발하기 위한 전원장치, 레일, 탄체 등에 대한 폭넓은 연구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창원=임동식기자 dslim@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