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말공감] 우주선엔 냉장고가 없다?](https://img.etnews.com/cms/uploadfiles/afieldfile/2012/06/08/019.jpg)
※ 週末共感[주말공감]은 ETNEWS 독자를 위한 주말 코너입니다. 잠시나마 독자가 쉴 수 있는 여유를 제공하려는 취지로 기획한 것입니다. 아웃도어나 스포츠, 여행, 취미 등 건강하고 즐거운 삶을 위한 공감, 즐거움을 독자에게 제공하겠습니다.
"지금은 우주 시대." 지난해를 기준으로 우주인은 38개국 524명에 달한다. 이 중에는 달에 착륙하거나 주변을 비행한 24명도 포함된다. 국가 중심 우주 비행도 민간으로 빠르게 이행되고 있다. 지난 6월 1일에는 민간 우주화물선 드래건이 우주 비행 임무를 벌이기도 했다. 아마존 설립자 제프 베조스는 블루 오리진을 설립하고 상업 여행을 추진중이다. 영국 버진그룹은 올 연말 상업 비행을 앞두고 있다. 민간 우주 여행 시대가 열리는 것이다.
우주 여행이 현실화되면서 우주인에 대한 관심도 부쩍 늘었다. 우주인이라고 하면 보통 음식을 치약처럼 짜서 먹거나 자신의 소변을 정화해서 음료로 마시는 등 일상에선 상상할 수 없는 생활을 떠올린다. 과연 그럴까.
우주 개발 초기만 해도 무중력 우주 환경에 대한 이해가 부족했다. 우주선도 비좁아 일부 치약처럼 생긴 음식을 먹기는 했지만 지금은 지상과 마찬가지로 숟가락과 포트, 젓가락으로 식사를 한다. 무중력 상태라고 캔이나 비닐에 담긴 음식 봉지를 열면 순간적으로 바깥쪽으로 음식이 날아가지 않겠냐 싶을 수 있다. 하지만 실제 우주에서는 캔이나 비닐봉지 속에 가만히 있다. 음식이 가진 관성이나 표면 장력 같은 힘 때문에 제자리에 머무는 것.
![[주말공감] 우주선엔 냉장고가 없다?](https://img.etnews.com/cms/uploadfiles/afieldfile/2012/06/08/021.jpg)
◇ 1Kg 물건 배송비는 5,000만원=우주 공간에서 먹는 음식은 특별한 과정을 거쳐 만든다. 이렇게 만드는 이유는 무중력 때문이 아니라 우주선에 냉장고가 없기 때문이다. 첨단 우주선(민간 우주선 스페이스X 로켓은 발사체 가격만 해도 700억원)에 냉장고가 없다는 건 놀라운 일이지만 실험을 위한 소형 냉장고는 있어도 가정에서 쓰는 것 같은 음식 보관용 냉장고는 없다.
우주선에 전력 소모가 많은 데다 공간도 많이 차지하는 냉장고를 설치하기는 어렵다. 이런 이유로 우주에서 먹는 음식은 높은 온도에서도 오랫동안 상하지 않게 철저히 살균해서 미생물을 최소화한다.
소변을 정화해 식수로 만드는 물 재생 시스템은 지난 2009년 설치됐다. 냉장고 2대 크기인 이 장치는 소변을 가열해 수증기로 만든 다음 살균 처리 같은 과정을 거쳐 깨끗한 물을 만든다. 식수탱크로 보내기 전에 수질 검사를 하고 문제가 없으면 사용한다. 이런 장치를 개발한 이유는 물 운반비를 절약하기 위해서다.
우주선에서는 요리를 하는 것도 어렵다. 음식은 포장만 벗겨 그대로 먹거나 뜨거운 물을 부어 데워 먹는 정도로 쉽게 먹을 수 있어야 한다. 1Kg 물체를 국제우주정거장으로 보내려면 5,000만원에 이르는 거금이 필요하다. 음식을 동결 건조해 극도로 가볍게 만드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주말공감] 우주선엔 냉장고가 없다?](https://img.etnews.com/cms/uploadfiles/afieldfile/2012/06/08/031.jpg)
◇ 우주에선 승인 받은 음식만 먹는다= 한식 중에는 지난 2008년 국내 첫 우주인 이소연 씨가 국제우주정거장에서 먹은 김치와 라면, 수정과, 생식바 4종과 2010년 개발한 비빔밥과 불고기, 미역국, 오디음료 4종, 그리고 2011년 12월 승인 받은 바지락죽과 단호박죽, 카레밥, 닭죽, 닭갈비, 사골우거지국 등 모두 17가지 음식만 우주식품으로 인정받았다. 이렇게 승인 받은 음식이 아니라면 먹을 수 없는 걸까.
우주공간에선 신체적 생리적 변화가 심하다. 칼슘 과다 배출 탓에 골다공증이나 근육에선 질소가 빠지는 증상이 쉽게 발생한다. 이 때문에 미국이나 러시아 등 우주 선진국은 이미 오래 전부터 우주인에게 필수 영양을 공급하면서 먹기도 편하고 맛이 좋은 우주식품 개발에 막대한 투자를 해왔다. 일본과 중국 등 아시아 국가 역시 자국 우주인에게 맞는 우주식품 제조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이런 우주식품 중에는 최근 미 우주항공국(NASA)이 우주식량 원료로 효능을 입증한 식물이 있어 화제다. 페루의 산삼으로 불리는 마카가 그 주인공이다. 마카는 페루 안데스고원에서 자라는 식물로 고단백 고열량과 완벽한 필수아미노산의 결합체다.
마카는 우박이나 싸리, 눈, 서리, 장기간 가뭄이나 혹독한 바람, 영하를 오가는 밤 기온 등 가혹한 환경에서 자란다. 식물학자들이 마카가 인간이 먹는 식물 중 가장 혹독한 환경에서 자란 유일한 식물이라고 극찬하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마카는 해발 3,500m 안데스산맥에서 화산암에 농축된 미네랄 성분을 흡수해 자라기 때문에 성인 남녀에게 필요한 호르몬 조절 효과를 내는 31가지 미네랄을 함유하고 있다.


이들 미네랄 성분은 인간의 호르몬 균형을 맞추는데 탁월하다. 이런 사실이 밝혀지면서 미국과 일본, 유럽 등에선 갱년기 예방 식품으로 마카를 이용한 식품 개발이 한창이다.
스태미너와 성호르몬 조절 능력도 탁월하다. 갱년기가 오면 여성은 생식기 위축과 요실금, 두통, 기억력 감퇴, 관절 저림을, 남성은 성 기능 장애와 성욕, 근육량 감소, 잦은 피로감 같은 증상을 느낀다. 우리나라에선 갱년기 완화 방법으로 부작용 우려가 있는 호르몬 대체요법을 사용하기도 한다. 하지만 이보다 식품으로 마카를 섭취하면 부작용 없이 갱년기를 예방할 수 있다. 물론 마카는 단기간 짧은 효과를 낼 수 있는 식품은 아니다. 3개월 이상은 꾸준히 섭취해야 한다.
물론 마카가 유명세를 타기 시작한 건 미 우주항공국이 우주 비행사의 컨디션을 최상으로 유지하는 건강식으로 쓰이면서부터다. 우주에서도 먹는 스태미너 식품이라면 민간 우주 시대를 앞둔 요즘 꽤 관심 갈만한 아이템이 아닐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