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하이닉스가 유럽 기술센터를 세우고 낸드플래시 연구개발(R&D) 역량을 강화했다. 이로써 SK하이닉스는 미국·일본·대만·유럽 4곳에 글로벌 R&D 거점을 확보하게 됐다. 최태원 SK 회장의 `글로벌 R&D 강화` 기조다.
12일 SK하이닉스(대표 권오철)는 이탈리아 낸드플래시 개발업체 `아이디어플래시`를 인수하고 유럽 기술센터인 `SK하이닉스 Italy S.r.l.`(이하 이탈리아 기술센터)로 전환 설립했다고 밝혔다.
아이디어플래시는 옛 ST마이크로·스팬션 출신의 풍부한 기술 개발 경험을 보유한 전문 인력 50여명이 주축인 회사다. 과거 각종 플래시 메모리 소자 개발을 성공적으로 수행한 경험이 있다. SK하이닉스는 이번 이탈리아 기술센터장에 카를라 골라 전 아이디어플래시 CEO를 임명했다. 이 센터 연구진의 개발 능력과 SK하이닉스의 R&D 역량 시너지 효과를 극대화해 유럽 시장을 공략할 차세대 낸드 플래시를 개발할 계획이다.
SK하이닉스가 이처럼 해외 R&D 확대에 나서는 것은 최태원 회장의 강력한 의지 때문이다. 최 회장은 SK하이닉스를 그룹의 신성장동력으로 삼고, 하이닉스 인수 이후 가장 먼저 연구소를 방문하는 등 기술 우선주의를 강조해왔다. 그는 R&D 초기 단계부터 구체적인 사업화를 목표로 하는 이른바 `R&BD`를 추구하고 있다. SK 각 계열사들이 최근 R&D와 실무 엔지니어 조직을 통합하거나 사업개발 능력이 검증된 연구 인력을 대거 채용하는 것도 이런 이유다. 최 회장은 “인수합병(M&A)이나 투자는 누구나 할 수 있지만 경쟁사보다 나으려면 기술이 있어야 한다”면서 “기술의 사업화를 통해 글로벌 최고 제품을 생산할 수 있는 회사로 자리매김해야 한다”고 역설했다.
정미나기자 mina@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