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고정보책임자(CIO)는 더 이상 최고경영자(CEO) 허락만을 기다리지는 말라.”
가트너 이그제큐티브 리서치 대표인 마크 맥도널드 가트너그룹 부사장은 전자신문과의 인터뷰에서 “CIO가 조직 내 위상을 높이기 위해서는 먼저 일을 저질러야 한다”고 강조했다.
오랜 기간 CIO와 정보기술(IT) 경영 연구를 해온 맥도널드 부사장은 이러한 방안으로 시범사업(Demo)을 실시하라고 권유했다. CIO 대부분은 좋은 기술과 아이디어를 가지고 있음에도 CEO 허락을 기다리다 기회를 놓치고 있다는 것이다.
대표적 사례로 스타벅스를 들었다. 스타벅스는 매장에서 판매하지 않는 일부 고가의 프리미엄 커피를 온라인으로 판매하는 시스템을 구축했다. 시스템 구축 당시만 해도 내부 평가는 반반이었다. 하지만 CIO는 일단 시범사업으로 일부를 판매해 보기로 결정했다. 온라인 프리미엄 커피 판매는 개시 35초 만에 판매 분량이 매진되는 엄청난 결과를 가져다 줬다.
맥도널드 부사장은 “현재 온라인 프리미엄 커피 판매는 스타벅스 매출 신장에 크게 기여하고 있다”면서 “이처럼 실제 효과를 보여준다면 경영진도 CIO의 데모를 외면하지 못할 것”이라고 말했다.
급속도로 확산되는 기업 내 IT 개인화에 대해서도 CIO의 변화를 요구했다. 스마트폰 등 기업 내에서 업무 처리에 활용되는 직원 개인 IT기기는 인프라가 아니고 플랫폼으로 봐야 한다는 것이다.
CIO는 개인화된 모바일기기로 생기는 트랜잭션을 관리하는 것이 아니고 정보를 관리하는 관점으로 정책을 만들어야 한다는 것이다. 미국 헬스케어전문업체인 메드트로닉스는 직원 4만명이 모바일기기로 회사 내부 정보에 접근하고 있다. 그러나 정보를 읽을 수는 있지만 정보를 생성하는 것은 제한하고 있다.
소셜미디어를 적절히 활용하지 못하는 기업에도 일침을 가했다. 맥도널드 부사장은 “대부분 기업은 뭔가를 만들어 놓고 이게 잘 되기만을 기대하고 있다”면서 “소셜미디어 활용에 실패한 기업 대부분이 이런 경우”라고 지적했다. 소셜미디어를 기업 전략에 활용하기 위해서는 명확한 목적과 방향을 먼저 수립해야 한다고 제시했다. 소셜미디어 지원 정책과 규제 등도 명확한 방향에 근거해야 한다.
클라우드 컴퓨팅, 빅데이터 분석, 모빌리티 등 새로운 도전과제에 대해서도 CIO는 생각을 바꿔야 한다고 권유했다. 기존 인프라와 자산관점이 아닌 정보나 데이터 관점으로 접근해야 한다고 역설했다.
맥도널드 부사장은 “새로운 환경에 적응하는 데 있어 비용절감과 성장은 별개의 이야기가 아니다”면서 “동일 기반 플랫폼 내에서 이뤄질 수 있도록 CIO가 패러다임을 바꿔야 한다”고 설명했다.
신혜권기자 hkshi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