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KC&C가 내놓은 판도라 PD-2500HD는 HD급 화질로 주행 중 영상을 녹화할 수 있는 블랙박스다. 렌즈 밝기가 F1.2인 고성능 렌즈를 달아 화질을 높였고 저장 영상을 삭제해도 다시 되살릴 수 있는 저널링 기능을 곁들였다. 녹화한 영상을 확인하는데 불편한 점은 없는지, 화질은 어느 정도인지 컨슈머저널 이버즈(www.ebuzz.co.kr)가 확인해봤다.
![자동차, 고화질 판도라의 상자가 열린다](https://img.etnews.com/cms/uploadfiles/afieldfile/2012/06/15/012.jpg)
◇ 운전자 편의를 고려한 실용적 디자인 = 이 제품은 시각적 화려함보다는 운전자 편의에 중점을 둔 탓에 첫 인상은 다소 딱딱해 보인다. 하지만 블랙박스가 한 번 달면 수명이 다할 때까지 자주 교체할 제품이 아니라는 사실을 생각해보면 실용 중심은 오히려 반갑다. 시거잭으로 전원을 공급받는다면 설명서에 따라 큰 어려움 없이 설치를 끝낼 수 있다. 물론 상시전원 방식으로 설치하려면 장착 서비스를 따로 이용하는 게 좋다.
표면에는 자외선 차단막을 입혀 긁힘이나 햇빛 탓에 일어날 색 바램 현상을 막았다. 카메라 렌즈 주위에는 LED를 달았다. 주차 중 주변 영상을 녹화하는 주차 녹화 모드를 작동하면 자동으로 LED가 켜진다. 운전자에게 현재 동작 상태를 알려줄 뿐 아니라 블랙박스가 작동중이라는 사실을 알려 방범 효과를 얻을 수 있다.
![▲ 조작용 버튼은 본체 뒷면에 배치했다.](https://img.etnews.com/cms/uploadfiles/afieldfile/2012/06/15/021.jpg)
조작에 필요한 모든 버튼은 본체 뒷면에 배치했다. USB 케이블 단자나 마이크로SD 카드 슬롯을 왼쪽에 단 것도 눈여겨볼 만하다. 덕분에 블랙박스를 앞 유리창에 고정한 상태에서 이리저리 고개를 돌려가며 메모리카드 슬롯을 찾는 수고를 할 필요가 없다.
![▲ 지지대를 견고하게 만들어 잘 흔들리지 않는다.](https://img.etnews.com/cms/uploadfiles/afieldfile/2012/06/15/03.jpg)
본체 고정에 필요한 지지대는 흔들림이나 버튼을 조작하면 앞뒤로 본체가 쉽게 움직이지 않게 견고하게 만들었다. 따로 판매하는 GPS 내장 지지대를 더하면 주행 도중 위치까지 영상에 기록할 수 있다. USB 케이블 단자는 별도 판매하는 38만 화소 후방 카메라를 연결할 때 쓴다.
◇ 옆 차선 번호판도 또렷, 녹화 파일 확인 쉬워 = PD-2500HD가 탑재한 카메라 유효화소는 120만이다. 기록 가능 해상도는 1280×720이다. 풀HD에 비하면 1280×720 화소가 낮아 보일 수도 있지만 무리하게 해상도를 올리는 대신 최적의 해상도를 택했다는 게 제조사 설명이다. 기본 세트를 구입하면 전방 카메라만으로 초당 30프레임으로 녹화할 수 있다. 옵션으로 구입 가능한 후방 카메라까지 더하면 전방은 초당 20프레임, 후방은 10프레임으로 녹화한다.
![▲ 새벽·야간 주행에서 화질 향상에 도움을 준다.](https://img.etnews.com/cms/uploadfiles/afieldfile/2012/06/15/04.jpg)
블랙박스 카메라에서 화소 수나 해상도 못지않게 중요한 게 렌즈 조리개 값이다. 조리개 값이 작을수록 렌즈를 통해 들어오는 빛의 면적이 넓어지기 때문에 야간이나 새벽에 주행할 때 화질 향상에 도움을 준다. PD-2500HD가 탑재한 카메라 렌즈의 조리개 값은 F1.8. 여느 콤팩트 디카와 견줘도 손색없는 수준이다. 물론 빛을 받아들이는 센서 크기가 작아 화질 향상에 제약이 있는 건 사실이다. 하지만 기존 블랙박스와 비교하면 한결 나은 화질을 보여준다.
최근 집계 자료를 보면 자동차 사고 유형 중 가장 많은 비율을 차지하는 사고는 정면이 아닌 측면 충돌이다. 블랙박스 사양에서 화각을 유심히 살펴봐야 할 이유가 여기에 있다. PD-2500HD의 화각은 제조사 설명에 따르면 대각선 기준으로 최대 140도 가량이다. 옆 차선에서 달리는 자동차 번호판까지 어렵잖게 알아볼 수 있는 수준이다.
![▲ 마이크로SD를 장착해 영상을 기록한다.](https://img.etnews.com/cms/uploadfiles/afieldfile/2012/06/15/05.jpg)
기록장치로는 마이크로SD 카드를 이용한다. 스마트폰이나 스마트패드에 영상을 기록한 카드만 끼우면 간편하게 영상을 확인할 수 있어 편하다. 기본 제공하는 8/16GB 메모리카드 외에 32GB까지 인식하고 파일 저장 개수에도 제한이 없다.
◇ 사고 전후 모두 기록, 자동 진단 기능 갖춰 = 블랙박스에서 화질 다음으로 중요한 건 다양한 녹화 모드다. PD-2500HD는 주행 중 녹화 뿐 아니라 충격을 감지하면 작동하는 이벤트 녹화, 주차모드, 버튼을 누르면 작동하는 강제녹화 등 4개 모드를 지원한다. 용도에 맞는 녹화 모드를 선택할 수 있는 데다 필요하면 디지털 카메라처럼 사진도 찍어둘 수 있다.
주목할 만한 건 이벤트 녹화 모드다. 블랙박스 대부분은 충격이 가해지기 직전까지만 영상을 기록한다. 하지만 이 제품은 주행 중 충격이 가해진 순간을 전후한 15초, 모두 30초를 영상으로 남긴다. 내장 보조전원을 이용하기 때문에 차량 시동을 끈 상태에서도 녹화가 가능하며 사고 후 대응이나 상대방 과실을 증명하는 데에도 도움을 준다.
![▲ 마이크로SD카드 어댑터를 기본 제공한다.](https://img.etnews.com/cms/uploadfiles/afieldfile/2012/06/15/06.jpg)
PC에서 녹화 영상을 확인하려면 일반 동영상 재생 소프트웨어를 써도 되지만 전용 뷰어 프로그램을 이용하면 더 자세한 정보를 확인할 수 있다. 단순 영상만 재생 외에도 영상 파일을 데스크톱PC나 노트북에 백업하는 기능, 그림 파일 저장 기능도 갖춰서 편리하다. 옵션으로 GPS 센서까지 달았다면 구글맵스를 이용해 주행 위치까지 한 눈에 파악할 수 있다.
여름철 밀폐된 차안 온도는 70도 이상으로 치솟는다. 블랙박스는 차량 앞 유리에 부착해 쓰는 만큼 직사광선을 그대로 받아 과열되기 쉽다. 보통 블랙박스는 65도까지 정상 작동을 보장하지만 이 제품은 75도에서도 정상 작동하게 만들었다는 게 제조사 측 설명이다.
실수로 시동을 꺼뜨리거나 배터리가 방전되면 블랙박스가 저장해둔 영상이 손상되기도 한다. PD-2500HD는 전원이 켜질 때마다 마이크로SD카드를 확인해서 오류가 있으면 알려주고 자동 복구를 시도한다. 저장장치 뿐 아니라 오류가 발견될 경우에도 알려주는 기능을 탑재했다.
◇ 이버즈 총평 | 破邪顯正 = 블랙박스는 다른 운전자나 보행자 때문에 돌발적 사고가 일어났을 때 책임 관계를 명확하게 하는데 큰 도움을 준다. 주관이 개입되기 쉬운데다 확보하기 어려운 목격자와 달리 기계적으로 당시 상황을 기록하는 것이 큰 장점이다. 이 때문에 관련 업계에서는 국내 블랙박스 시장이 올 한해 200만대 규모를 넘어 설 것으로 보기도 한다.
![자동차, 고화질 판도라의 상자가 열린다](https://img.etnews.com/cms/uploadfiles/afieldfile/2012/06/15/07.jpg)
하지만 블랙박스가 인기를 얻자 수준 미달 제품이 심심찮게 등장하고 있는 것이 문제다. 저해상도 카메라를 달고 억지로 화질을 올린 제품부터 의미 없는 부가기능을 앞세워 몸값만 부풀린 제품까지 다양하다. 판도라 PD-2500HD는 이런 제품들과는 달리 기본 기능인 녹화를 충실히 다진 제품이다. 제대로 된 제품 고르기 힘든 블랙박스 시장에서 파사현정(破邪顯正)이라는 고사성어처럼 옥석을 가리는 기준이 될 만한 제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