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T단상]표준화된 에너지경영시스템, 새는 에너지 잡는다

[ET단상]표준화된 에너지경영시스템, 새는 에너지 잡는다

본격적인 여름 더위가 시작되기도 전에 전력 수급에 국민 관심이 높다.

2011년 9월 대규모 정전이 산업생산을 비롯한 사회·경제 기능 전반에 미치는 막대한 영향을 경험했기 때문이다.

국제에너지기구(IEA)도 에너지 수요가 50% 이상 증가하는 향후 25년 이후의 환경, 에너지 안보, 경제적 번영이라는 세 가지 위협을 경고했다.

하지만 아직도 일상생활에서 수도꼭지에 물이 새면 수도꼭지를 막아 물 낭비를 막지만 눈에 보이지 않게 줄줄 새는 에너지에 가지는 관심은 미미하다. 가전제품의 대기전력이 가구당 전력 소비의 6%를 차지하고 있으며 이를 금액으로 환산하면 연간 약 5000억원에 이르는 실정이다.

우리나라는 에너지원의 97%를 수입에 의존하고 있지만 세계 8위 에너지 소비국이며 1인당 에너지 소비량은 세계 2위를 기록하고 있다. 에너지원의 높은 해외 의존과 에너지 과소비로 우리나라는 외부 환경에 쉽게 영향을 받는다.

에너지 절감 필요성에 국민 모두 공감하고 있지만 실행을 위한 시스템적 접근 방법 개발과 보급은 만족할 만한 수준은 아니다.

우리뿐 아니라 세계 모든 국가 역시 비슷한 고민을 가지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최근 유럽, 미국 등 선진국을 중심으로 에너지 효율화를 통한 비용절감 및 환경규제 대응을 위해 에너지경영시스템표준(EnMS:Energy Management System)을 보급·확대하고 있다.

에너지경영시스템표준은 `생산 및 서비스 과정에서 사용되는 각종 에너지 효율성을 지속적으로 개선하기 위해 조직 구성원 각자가 절감해야 할 목표를 정하고 이를 달성하기 위한 인적·물적 자원 및 관리체제를 구축하는 활동`을 말한다. 국제표준화기구(ISO)가 2011년에 개발한 국제표준이며 통일된 국제공인 에너지관리기법이다.

선진국들은 에너지경영시스템표준이 산업현장, 상업 및 공공시설 에너지 관리에 새로운 패러다임을 제공해 세계 에너지 이용의 60%까지 영향을 미칠 수 있을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특히 에너지경영시스템표준은 실제 운영 사례를 통해 에너지 사용을 체계적으로 계획, 경영 활동을 지원하는 모델로 입증됐다. 우리도 에너지경영시스템표준 효과를 인식하고 2011년 10월 한국산업표준으로 도입했다.

에너지경영시스템표준은 에너지 절감 성과를 계량화해 기업 간 에너지경영 수준을 평가할 수 있도록 한다. 따라서 이 표준은 국제적으로 빠르게 추진되는 제품생산 전 과정의 이산화탄소(CO₂) 총량제도에 선제 대응할 수 있는 방법으로도 활용할 수 있다. 수출 의존도가 높은 우리나라에 반드시 필요한 시스템인 셈이다.

전문가들도 에너지경영시스템표준이 국가 전체 에너지의 60% 이상을 소비하는 산업현장 및 대형건물 부문 에너지효율 향상에 효과적인 도구가 될 것으로 예상한다. 국내외 표준 및 인증체계가 완료되면 어떤 시스템보다 에너지경영시스템표준의 파급효과가 클 것으로 전문가들은 기대한다. 에너지경영시스템표준에 관심을 갖고 조기 정착에 신경을 써야 하는 이유다.

깨끗한 지구환경과 조금이라도 많은 에너지 자원을 후손에게 물려줘야 하는 것이 현재를 살아가는 우리의 소명이다. 따라서 산업화 시대에서 에너지경영은 선택이 아닌 필수다. 우리 모두 현명한 에너지 사용을 위해 각고의 노력이 필요한 시점이다.

서광현 지식경제부 기술표준원장 khseo@mke.g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