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NS 백업 품은 하드디스크? 속내는…

스마트폰 보급률이 높아지고 폰카메라 모듈 성능이 향상되면서 스마트폰에서 사진을 직접 찍어 올리는 사람들도 급속하게 늘어났다. 최근 통계에 따르면 페이스북·인스타그램에 현재까지 올라온 사진은 100억 장이 넘고 매일 2~3TB의 사진이 올라온다. 인스타그램을 아이폰에서 쓰는 사람들은 2,700만 명이 넘고 안드로이드폰에서 쓰는 사람은 5,000만 명이 넘는다.

◇ 바로 찍고 바로 올려 편하지만… = 여기에 최근 출시되는 콤팩트 디지털 카메라도 연결성 강화를 위해 와이파이를 내장하면서 예전처럼 디지털 카메라로 찍고, PC를 거쳐 편집한 다음 사진을 올리는 이용자의 비율은 점점 줄어들 전망이다. 이처럼 소셜네트워크 서비스와 스마트폰이 보급되면서 자기가 찍은 사진을 남들에게 보여주기는 갈수록 편해지고 있다.

▲ 디카가 와이파이를 품으며 사진 업로드가 점점 편해지고 있다.
▲ 디카가 와이파이를 품으며 사진 업로드가 점점 편해지고 있다.

하지만 편리함 뒤에 함정이 도사리고 있다는 것을 알아차린 사람은 많지 않다. 바로 백업 문제다. 스마트폰으로 소셜네트워크 서비스를 이용할 경우 업로드된 사진이 스마트폰에 남기 마련이지만 기기를 분실할 경우 사진을 통째로 잃어버리게 된다. 아이폰은 동기화 과정에서 자동으로 사진까지 백업하기 때문에 피해가 적지만 안드로이드폰에서 백업은 온전히 이용자의 몫이다. 결국 사진을 모두 잃어버릴 수밖에 없다.

▲ 태블릿에 고화소 카메라가 장착되며 원본 사진의 단편화도 심해지고 있다.
▲ 태블릿에 고화소 카메라가 장착되며 원본 사진의 단편화도 심해지고 있다.

뿐만 아니라 한 사람이 스마트폰·태블릿 등 여러 기기로 인터넷에 접속하면서 ‘이 사진은 안드로이드폰, 저 사진은 아이폰, 어제 올렸던 사진은 뉴아이패드’ 하는 식으로 원본 사진이 여러 기기에 남게 되는 것도 문제다. 결국 소셜네트워크에 올린 사진을 백업하려면 해당 서비스에 접속해서 한 장 한 장 일일이 백업하는 것 이외에는 뾰족한 수가 없다.

◇ 버튼 한 번으로 SNS까지 백업 = 씨게이트가 지난 20일 출시한 ‘백업플러스’는 이런 불편함을 덜어줄 수 있는 USB 하드디스크다. 외형은 기존 USB 하드디스크와 다름없지만 제품과 함께 제공되는 애플리케이션 ‘씨게이트 대시보드’에 비밀이 숨어 있다. 이 애플리케이션을 이용하면 PC 폴더뿐만 아니라 페이스북·플리커에 올렸던 사진·동영상까지 하드디스크에 백업된다. 백업 기능은 물론 특정 폴더에 있는 사진·동영상을 한꺼번에 소셜네트워크로 내보내는 기능도 담았다.

▲ 씨게이트가 출시한 ‘백업플러스’. SNS 백업 기능을 갖췄다.
▲ 씨게이트가 출시한 ‘백업플러스’. SNS 백업 기능을 갖췄다.

씨게이트 대시보드는 최근 아이폰과 함께 급격히 늘어난 OS X 이용자를 위해 윈도·맥버전이 동시에 제공된다. 이날 제품 소개를 위해 한국을 찾은 아태지역 담당 테반생 사장은 “그동안 백업은 시간이 필요하거나, 어려운 설정이 필요하거나, 너무 복잡했지만 씨게이트 대시보드를 통해 이런 문제점을 해결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여기에 모듈형 인터페이스를 이용해 USB 3.0은 물론 앞으로 출시될 선더볼트 어댑터를 끼우면 바로 아이맥·맥북에어·울트라북에서 보다 빠른 속도로 데이터를 주고받을 수 있어 호환성도 높다.

▲ OS X에서 쓸 수 있는 애플리케이션도 함께 제공한다.
▲ OS X에서 쓸 수 있는 애플리케이션도 함께 제공한다.

물론 백업플러스가 지원하는 SNS가 페이스북·플리커 등 2종류에 불과하다는 문제점도 있다. 지난 2011년 하반기에 자체 이미지 서비스를 도입한 트위터는 물론 미투데이 등 국산 SNS도 지금 당장은 백업할 수 없다. 이에 대해 테반생 사장은 “전세계적으로 가장 이용률이 높은 2개 서비스 기능을 먼저 탑재했으며 여러 서비스를 지원할 방침이다”라고 설명했다.

◇ SNS는 USB 하드디스크 최후의 보루 = 하지만 하드디스크 업계가 ‘보안’에 이어 SNS에 눈을 돌리는 데는 또다른 이유가 있다. 경기침체로 인해 싼 제품이 잘 팔리는 상황에 차별화를 위해 선보였던 여러 기능들이 번번이 소비자 호응을 얻는데 실패했기 때문이다.

▲ 보안 수준과 호환성은 반비례 관계에 있어 개발이 어렵다.
▲ 보안 수준과 호환성은 반비례 관계에 있어 개발이 어렵다.

한 업체 관계자는 “과거 USB 하드디스크가 선보였던 ‘온더고’(OTG), 보안 기능도 일부 이용자에게는 좋은 평을 받았지만 큰 호응을 얻는 데는 실패했다. 온더고 기능은 쓰는 이들이 드물었고 보안 기능은 윈도 운영체제와 소프트웨어 호환성에 문제가 있었기 때문이다”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소셜네트워크 백업 기능은 소프트웨어만으로 비교적 간단하게 구현할 수 있고 하드웨어·소프트웨어 개발이 동시에 필요한 보안 기능보다 상대적으로 난이도가 낮다. 소셜네트워크 이용자라면 누구나 한 번쯤 겪는 백업에 대한 번거로움을 해소해 주기 때문에 소비자에게 다가가기도 쉽다. 클라우드 뿐만 아니라 내가 직접 만질 수 있는 하드디스크에 데이터를 백업하기 원하는 사람들의 심리를 노린 셈이다.

한편 디지털 데이터량은 날이 갈수록 증가하고 있다. 한 시장조사기관 자료에 따르면 2012년 현재 인류가 저장한 데이터양은 약 2.7ZB에 달한다. ‘ZB’는 ‘제타바이트’(Zettabyte)를 줄인 말로서 1ZB는 1024EB에 해당한다. ‘EB’는 ‘엑사바이트’(Exabyte)의 준말이며 약 100만 테라바이트(TB)다. 다시 말해 4TB 하드디스크 67만 개에 달하는 엄청난 양의 데이터가 하드디스크나 플래시 메모리에 담겨 순간 순간 네트워크를 오고 가는 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