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전에는 상상도 못했던 거대하고 새로운 형태의 데이터 분석, 그로 인한 사전 예측성 강화, 최적의 정책 결정으로 기업 비즈니스와 공공 정책의 시행착오를 최소화하며 목표와 효율성을 극대화. 전 세계가 빅데이터에 열광하는 이유다. 그러나 빅데이터 기술 발전은 제2의 산업 혁명을 이끌고 있다. 인간만이 할 수 있다고 생각되었던, 인간의 오랜 경험과 지식, 연륜을 바탕으로 했던 영역에서 빅데이터가 인간의 수작업을 밀어내고 있다. 기가옴, 인포메이션위크 등은 빅데이터 기술로 달라진 산업계를 지적하며 `빅데이터의 불편한 진실`을 지적했다.
◇직원들도 IT부서 대신 소셜에 답 구하는 시대=빅데이터 기술에서 알고리듬은 문제를 사전에 예상할 수 있도록 해준다. 올해 보르도 지방 포도의 품질이 어떨지, 대법원에 계류 중인 사건이 어떻게 판결날 것인지 예측이 가능하다. 또 빅데이터 분석은 다년간 벤더 전략과 계약의 뉘앙스를 훈련해온 전문 인력을 채용하는 것보다 기업들에게는 편하다.
그렇다면 21세기의 러다이트 운동을 펼쳐야 하는 걸까. 매카피 박사는 러다이트 운동을 재현할 수도, 변화를 거부할 수도 없다고 지적한다. 인간은 새로운 역할을 맡아서 시스템과 경쟁을 지속할 수밖에 없다. 매카피 박사가 예로 든 것이 단백질접기(protein folding) 게임인 `폴드잇(Foldit)`이다.
![크라우드소싱 퍼즐 과학 프로젝트 `폴드잇`](https://img.etnews.com/cms/uploadfiles/afieldfile/2012/06/21/297359_20120621194520_705_0001.jpg)
폴드잇은 생물을 구성하는 분자들의 적절한 형태를 알아맞히는 온라인 게임이다. 단백질의 3차원 구조와 관련한 문제를 게임 형태로 풀도록 하는데, 적당하지 않은 분자 상태를 플레이어들에게 제시하면 플레이어들은 목표 점수에 도달하기 위해 형태들을 이리저리 움직이다 궁극에는 적합한 형태를 찾아낸다. 즉 불특정 다수의 직관과 퍼즐 해결 능력을 활용해 실제 분자 구조 최적화의 방법을 찾아내는 크라우드소싱 과학 프로젝트다. 이 프로젝트는 후천성면역결핍증후군(HIV), 알츠하이머, 암 등 인간 단백질에 대한 새로운 지식에 의존하는 의료 연구를 대상으로 한다.
빅데이터 시대에 IT전문가들이 깨달아야 할 또 다른 불편한 진실은 이제 내부 고객(기업 임직원)으로부터도 분리가 시작되었다는 것이다. 엔터프라이즈 2.0 보스턴 2012에서는 글로벌 스포츠 의류 및 잡화 브랜드인 나이키의 사례가 소개되었다.
나이키의 글로벌 인프라스트럭처 아키텍트 리더이자 미래학자인 아트 킹은 “내부 고객(임직원)에 대한 나이키의 앱 개발 전략이 푸시(push) 방식에서 풀(pull) 방식으로 바뀌었다”고 설명했다.
![빅데이터의 불편한 진실② 가치가 떨어지는 IT전문가들](https://img.etnews.com/cms/uploadfiles/afieldfile/2012/06/21/BIG-DATA-4.jpg)
◇소셜로 IT부서와 전략 변화 불가피=나이키는 소셜과 소비자 기술의 불편한 진실에 도달했는데 그것은 사용자(기업 임직원들)가 IT부서를 예전처럼 의지하지 않는다는 사실이다. IT모델과 IT인력들이 가졌던 가치는 소셜과 소비자 기술의 확산에 따라 평가절하되고 있다.
아트 킹은 “풀 방식으로의 전환은 세 가지 사실을 깨닫게 해준다”고 말했다. 우선 사용자들은 이제 IT가 사용하라고 강제하는(pushed) 앱이 아니라. 자신이 직접 앱을 고를 수 있길 바란다. 즉 IT부서는 앱을 추천해주되 선택하지 말아야 한다는 뜻이다.
두 번째로 사용자들은 문제 해결을 위해 IT부서가 아닌 위키에서 답을 찾는다. 세 번째로 사용자들은 종종 전문가로 간주되는 사람들과 연결시켜줄 수 있는 사람들을 원한다. `친구가 친구를 신경 쓰는 곳`이 바로 사용자들이 IT부서보다 먼저 찾는 곳이다.
아트 킹은 “비즈니스 고객들과 IT가 분리되고 있다는 사실을 직시하고 있다”며 “더욱 적절한 두뇌의 사고가 필요할 때”라고 지적했다. 좋은 소식 중 하나는 `소셜을 어떻게 사용하는가`에 따라 IT전문가들이 좁아지는 입지에서도 생존할 수 있다는 것이다.
박현선기자 hspark@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