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태양광도 `아이디어 시대`

[기자수첩]태양광도 `아이디어 시대`

세계 최대 태양광 전시회 `인터솔라`가 최근 독일에서 열렸다. 현장을 다녀온 한 업체 직원을 만났다.

나는 그가 태양광 모듈 얘기부터 할 줄 알았는데, 그는 대뜸 “에너지저장장치(ESS)가…”라고 말문을 열었다. 그는 ESS와 태양광 모듈을 결합한 패키지 시스템이 유독 눈에 많이 띄었고 관람객 반응도 좋았다고 했다.

독립형 태양광 설비에 ESS가 필요하다는 것은 상식이다. 하지만 지금까지 둘을 결합해 패키지 시스템으로 선보인 업체는 드물다. 간단한 아이디어가 새롭게 하나의 제품을 탄생시켰고 소비자에게 호응을 얻고 있는 것이다. 국내에선 삼성SDI가 지난해부터 이 같은 컨셉트로 국내외 시장을 공략하고 있다.

태양광 업계 화두는 여전히 원가 절감과 광변환 효율 제고다. 그런데 물리적 한계가 분명하다. 새로운 사업 아이디어 창출이 필수다. 번뜩이는 아이디어로 사업 효율을 높인 사례는 이미 곳곳에서 나타났다.

한화솔라에너지는 최근 배수펌프장 위에 태양광발전소를 건설했다. 배수펌프장은 필요할 때 빗물을 하천으로 내보내는 역할을 하는 곳이다. 평소 활용 가치가 없는 유휴부지다. 한화솔라에너지는 이곳에 태양광 모듈을 설치해 토지 매입 비용을 절약했다. 물 위에 설치했기 때문에 지열 탓에 광변환 효율이 떨어질 걱정도 없다.

삼성에버랜드는 경북 김천 태양광발전소에 잔디를 심어 지열과 먼지 때문에 광변환 효율이 낮아지는 피해를 줄였다.

대양금속은 기술과 아이디어를 접목해 `휘어지는` CIGS(구리·인듐·갈륨·셀레늄) 박막태양전지를 개발했다. 유리 대신 스테인리스강 기판을 적용했다. 이 기판을 적용한 박막태양전지는 성형이 자유롭기 때문에 심미적 기능이 요구되는 분야에 다양하게 활용할 수 있다.

전문가들이 태양광의 미래를 밝게 보는 것은 응용 시장의 잠재력을 믿기 때문이다. 그만큼 다양한 아이디어를 접목할 수 있다는 얘기다. 어둡고 긴 터널을 통과한 태양광 업계에 `괜찮은 아이디어`가 한 줄기 빛이 될 수 있지 않을까.

유선일 그린데일리 ysi@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