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너녹, 한국 DR시장 진출

세계 1위 전력 수요반응(DR:Demand Response) 업체인 에너녹(EnerNOC)이 한국시장에 진출한다. 다음달 국내 지능형 DR시장이 처음 열리는데다 향후 일본과 중국 시장까지 공략하겠다는 전략이다. 전력 수요반응은 가정·건물·산업시설 등 수용가의 전기사용량을 효율적으로 관리해 남는 전력을 입찰을 통해 재판매하는 자원관리 시장이다.

에너녹은 한국의 잠재적 시장성과 일본·중국 등 아시아권 시장 확대를 위해 국내 시장에 진출한다고 25일 밝혔다.

에너녹은 소규모 시설투자와 전력거래 정보 제공 등의 사업 모델로 지난해 3000억원 매출을 달성한 글로벌 기업이다. 최근 호주, 유럽 등 현지 기업들과 합작법인을 세워 글로벌 시장 확대에 나서고 있다.

필 마틴 에너녹 마케팅 이사는 “내달 출범하는 지능형 DR시장과 (한국)정부의 강한 의지가 담긴 스마트그리드 기본계획 발표를 앞두고 있고 향후 전기요금 인상과 2015년 시행하는 배출권 거래제도 등을 감안하면 한국의 수요반응과 에너지 효율 관련 시장은 증가할 것”이라며 “에너녹의 사업모델을 활용할 기회를 보고 있는 중이며 한국 기업과 협력해 DR사업에 참여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한국은 일본과 중국을 포함한 아시아권 시장 확대를 위한 기회 포착에 핵심 요충지다”고 덧붙였다.

지식경제부는 7월부터 연말까지 지능형 DR시장 운영 예산에 25억원을 배정, 총 7만㎾의 전력 부하량을 관리하고 내년부터 운영 예산을 점차 확대할 방침이다.

데이비드 브러스터 에너녹 CEO는 지난 3월 한국을 방문, 전력거래소·한국전력 등을 포함해 KT·SKT 등과 국내 시장 진출을 위한 미팅을 가졌다. 에너녹은 국내 기업과의 협력이 시장 진입에 유리하다고 판단하고 있으며 국내 기업 역시 선진국의 DR시장 경험이 있는 에너녹의 손길을 필요로 하고 있다.

필 마틴 이사는 “KT·SKT는 물론 중소업체와도 여러 차례 협의를 진행했지만 업무 관행상 논의된 구체적인 내용은 밝힐 수 없다”며 “에너녹은 지속적인 규제 개혁을 통해 실질적인 사업 기회가 창출될 것으로 확신한다”고 말했다.

지능형 DR시장은 효율적인 전기 사용을 유도해 절감 효과는 물론 발전소 운영에도 경제적 효과가 있기 때문에 이미 북미·유럽·일본 등의 DR시장은 서서히 열리고 있다.

외국기업으로는 유일하게 하니웰을 포함해 KT·SK텔레콤·LG유플러스·LG서브원·LG CNS·한전산업개발 등 18개 업체가 최근 지능형전력망협회에 사업자등록을 마치고 DR사업을 준비 중이다.

박태준기자 gaius@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