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유령` 소지섭의 실제 모델, 김기범 경찰청 사이버테러대응센터 경감

“드라마 속 사이버안전국을 사이버경찰청 내에 신설하는 것이 최종목표입니다.”

김기범 경찰청 사이버테러대응센터 사이버협력운영팀 경감은 드라마 `유령`의 주인공 소지섭의 실제 모델로 알려져 있다.

윤성혁기자 shyoon@etnews.com
윤성혁기자 shyoon@etnews.com

유령 제작진과 경찰청 간에 드라마 제작에 관한 협의가 이뤄진 지난해 9월부터 현장 인력지원, 장비 대여, 경찰청 외부 촬영신, 야간 도로 촬영, 경찰청 옥상 촬영, 대본 검수 등 전반적인 협력은 김기범 경감의 손을 거쳤다.

김 경감은 “디지털 시대에 형사수사물로 경찰이 그려지는 건 구태의연하다”면서 “스마트한 경찰물을 만들고 싶어 극중 소지섭이 반드시 양복을 입어야 한다고 제안했다”고 말했다. 실제로 김 경감을 비롯한 사이버수사대 직원들은 가능한 양복을 착용한다.

김 경감은 “100여명의 사이버수사대원들이 참가한 워크숍에 작가를 초대했고 밤샘 회의도 자주 가졌다”면서 “제작진이나 사이버경찰청 대원들 모두 노력한 덕분에 드라마의 완성도가 높아져 만족한다”고 밝혔다.

그는 “사이버보안에 대한 문제가 국민들이 인식하는 것보다 훨씬 심각하다”며 “특히 몇몇의 피해가 아니라 극중 전력소 공격으로 전기공급이 중단돼 전 국민이 피해를 입는 것처럼 국민적인 피해로 확산될 수 있으니 보안에 대한 인식이 획기적으로 바뀌어야 한다”고 설명했다.

안전한 사이버세상을 만들기 위한 경찰의 목표는 `사이버안전국`을 설치, 현재 사이버수사대의 역할을 확대하는 것이다. 김 경감을 포함한 사이버테러대응센터 직원들이 드라마 유령의 제작에 적극 참여한 것은 경찰청 사이버수사대의 목표인 `사이버안전국`을 설치하기 위해서다. 경찰청 사이버수사대는 극중 사이버안전국 소속으로 그려진다.

김 경감은 “사이버안전국은 사이버범죄 예방을 위해 반드시 필요하다”면서 “국내 사이버 범죄 발생 건수는 지난 2001년 3만3289건에서 지난해에는 11만6961건으로 10년간 251.4% 급증, 사이버범죄 예방을 위한 대안이 시급하다”고 강조했다.

이와 함께 김 경감은 “지난 2004년부터 사이버안전국 설치를 제안, 현재 `경찰청소요정원`안으로 채택돼 행안부에서 검토 중”이라며 “과 단위의 경찰청 사이버 관련 조직을 국 단위로 확대해 사이버수사 업무를 전문화·활성화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장윤정기자 linda@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