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방문한 한국항공우주연구원 나로우주센터 제주추적소 레이더실.
제주공항에서 민항기가 날아오르자 추적 레이더 모니터에 즉각 점이 나타났다. 이 점을 숫자로 변환하자 비행기가 날아가는 방향과 위치, 속도, 고도각, 심지어 가속도까지 모니터에 그대로 드러났다.
제주추적소에서는 불특정 항공기는 300㎞, 예정된 발사체는 3000㎞까지 추적할 수 있다. 우주 발사체 등 초음속 비행체도 무리없이 잡아낸다.
보안 등급은 국가보안목표시설 `다`급이다. 원자력연구원과 항공우주연구원 본원이 `가`급에 해당하니 그리 보안 등급이 높은 곳은 아닌 셈이다.
제주추적소는 해발 170m에 있다. 추적 레이더 1기와 텔레메트리 2기, 14m짜리 대형 안테나 2개, 소형 안테나 1개를 보유하고 있다. 총 5명의 직원이 근무 중이다.
민병주 나로우주센터장은 “나로우주센터에서 올라가는 발사체 위치 취적에 최적화된 시설이다. 비록 고도가 170m 밖에 안되지만, 주위가 평평해 시야확보가 유리한 위치”라며 “나노우주센터와 발사통제센터, 대전 본원을 광케이블로 연결해 실시간 데이터를 주고받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 추적소는 지난 2009년 8월 나로호 1차 발사 후 608초간 발사체를 추적하고 1, 2단 비행상태 정보와 영상을 획득했다. 항우연은 이를 통해 발사 상태에 관한 노하우를 쌓았다. 이 영상을 들여다보면 페어링이 붙어 있는 상태에서 2단 로켓이 자세를 잡기 위해 끊임없이 애쓰는 전경이 나온다.
조광래 항공우주연구원 나로호발사추진단장은 “이 영상 때문에 나로호의 자세제어 성능이 완벽하다는 것을 알게 됐다”며 “나로호 3차 발사가 예정되면서 다들 걱정스런 눈빛이지만, 자세제어 팀만큼은 늘 자신감에 차 있다”고 말했다.
지난 2010년 2차 발사 때는 발사 후 137.6초까지 정상추적 및 계측활동을 했다. 항우연이 러시아 측에 2차 발사에선 2단 로켓 실수가 없다고 당당히 주장하는 배경이 바로 여기 있다. 2단이 분리되기 전에 발사체에 문제가 생겼다는 걸 추적소가 받은 나로호 영상으로 쉽게 확인할 수 있다.
이 추적소는 나로우주센터가 있는 고흥서 200㎞ 정도에 위치해 있어 나로호가 발사된 지 30초 후 지구상공 2500m에 이르면 이때부터 추적에 들어간다.
제주 추적소에서 근무하는 김대호 선임연구원은 “나로호 3차 발사에 대비해 주관제소인 대전 본원과 협조아래 위성제어 명령 전송 및 원격 측정신호를 처리하는 훈련을 집중적으로 하고 있다”고 말했다.
대전=박희범기자 hbpark@etnews.com